언론상

제8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심사평

이번 제 8회 언론상 응모는 한마디로 양보다 질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모 편수가 많지 않은 것은 우리의 정치ㆍ사회적 상황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이 배가되고 그 성과가 가시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응모작의 면면을 뜯어보면 우리의 ‘인권 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답이 주어질 듯하다. 구호성 고발성 기사 대신 탐사형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이 많이 추천된데 이어 소재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인권 고발의 스펙트럼이 싱글대디 싱글맘 등 생활인권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우리 인권운동의 범위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게다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성과에 대한 비판적 접근도 이번 응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는 평이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동아일보가 지난 6월부터 보도를 시작한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잊혀진 인권’ 보도를 주목했다. 이 기사는 11월 일본 법정에서 배상 패소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어져 우리 사회에서 유린된 소수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심사위원들은 특히 이 기사가 취재의 초점을 한센병 환자들을 오마도 개척사업에 동원, 착취한 사건으로 이어가며 완성도를 높인 것을 높이 샀다.

또 다른 기사는 한겨레신문이 올 1월 첫 보도를 한 이후 연중 지속 테마로 삼은 ‘외국인 노동자 노말헥산 중독’ 추적물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취업환경에 관한 보도는 이 기사 말고도 많다. 앰네스티는 지난해에도 유사한 소재의 기사를 언론상에 선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번 한겨레신문 보도에서 언급된 ‘앉은뱅이병’을 앓고 있는 태국 5인 여성 노동자의 아픔은 이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후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흩어졌다. 특히 인터넷 뉴스미디어 프레시안이 지난해 4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서울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성과가 가시화할 때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 논란은 거듭됐다. 보도는 연구의 성과 자체를 주목하면서도 다른 한편에 자리한 여러 사회적 가치훼손 문제를 다른 것이다.

이 테마는 인권문제가 아니라 윤리문제에 가깝다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그리고 줄기세포 치료 실용화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의 인권을 고려할 경우 황우석 박사의 연구성과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지적도 일었다. 특히 국제앰네스티 본부가 낙태와 줄기세포에 대해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언론보도의 기본 태도가 성과 이면의 문제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원칙과 용기를 인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면에는 난자 체취와 관련, 여성인권의 침해소지가 없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대중적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대신 혹 제기될지 모를 문제에 성실하게 접근한 것을 평가해주는 것은 앰네스티 기본정신과도 부합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상 세 편을 올 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나머지 작품을 버려야 함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팀의 ‘프락치-사찰공화국의 고백’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의 ‘잊혀진 국군포로’
▶동아일보의 ‘싱글맘 싱글대디 홀로 남은 아이들’ 시리즈
▶역시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의 ‘이산 1세대가 사라진다’ 등도
시각지대 인권을 주목하는 돋보이는 기사였지만 이번 선정작에서는 아쉽게 탈락했다.

올 우리 언론의 인권보도를 정리하고 수상작을 결정하면서 여전히 험한 곳에서 이름을 낼 욕심없이 뛰었던 무수히도 많은 기자와 PD의 땀을 떠올린다. 척박한 우리 인권의 현장을 기록하는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서 명예를 더하기 위해 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언론인위원회는 새 각오를 다질 터이다.

심사위원 일동

심사위원

남영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지부장(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
김충식 전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위원장(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지영 전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위원장(경향신문 편집인)
김주언 신문발전위원회 사무국장
허의도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위원장(중앙일보 월간중앙 편집장)
김구철 앰네스티언론인위원회 부위원장(KBS 대외정책팀 선임팀원)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지금 이 시각, 세계의 의식있는 언론인들은 자유가 제한되고 인권이 유린된 위험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 결과 때론 독재정권에 의해, 때론 무장 분쟁과정에서 해마다 약 150여명의 언론인들이 살해되고 있으며, 수백 명의 언론인들이 투옥되어 구금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금 한국에서는 민주화의 결과로 얻어진 자유의 공간에서 언론인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구석진 곳에서 끊이질 않고 있는 반인권적 상황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는 좀처럼 눈을 돌려려 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언론인위원회는 언론상을 창설, 매년 세계평화와 인권신장에 기여한 언론(인)을 선정하여 시상함으로써 그 공적을 기리고자 한다. 앰네스티 언론상은 언론인들로 하여금 전 세계 인류의 여망과 바람을 담아 가슴 뜨거워지는 계기로 삼는 초석이 될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언론위원회

위 원 장 : 허의도 중앙일보 월간중앙 편집장
부위원장/총무 : 김구철 KBS 대외정책팀 선임팀원
감 사 : 백병규 미디어 평론가
고 문 : 김훈(소설가) 김충식(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지영(경향신문 상무)
그 외 일선 언론인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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