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상

제 15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

 

▌수상작 하이라이트

▌심사평

김주언 – 제15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심사위원장

 

올해는 유난히도 인권과 관련된 이슈가 많았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과 용역폭력에 의한 농성노동자 강제해산 등 노동인권 관련 뉴스가 잇따랐다. 게다가 학교 폭력과 ‘묻지마 칼부림’ 등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인권유린 사태도 이어졌다.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도 주요뉴스로 떠올랐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새롭게 조명된 용산참사 등이 그것이다.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 소외계층의 인권문제도 주요 관심사였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유임시킨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여기에 탈북자 북송이나 다문화가정 문제 등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고질적 인권침해 사례로 제기됐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듯 앰네스티 인권상 후보로 무려 45편이나 출품됐다. 사상 최대규모였다. 출품작들이 다룬 인권이슈도 매우 다양했다. 심사위원회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이들 작품 중에서 3편을 추려냈다. 보도시점에 관계없이 비슷한 이슈를 다룬 작품들은 내용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수상작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심사대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다른 매체에서 주목하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 작품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 시사다큐팀의 <그것이 알고 싶다> ’유골은 무엇을 말하는가-장준하, 그 죽음의 미스터리‘는 독보적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유신독재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를 재조명하여 군사독재정권의 국가폭력을 정면으로 조준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37년간의 전말을 취재하고, 지난 8월 공개된 유골의 상흔을 법의학적 기법을 동원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의문사 진상규명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냈다. 특히 일부 정치권의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방영을 강행한 제작진의 노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KBS 시사제작국 <추적 60분> 팀은 모두 6개의 작품을 출품했다. 노동현장의 인권침해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외계층의 모순점,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민의 이야기 등을 다뤄 하나같이 수상대상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심사위원회는 이 중에서 검찰수사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나는 억울하다’ 검찰수사 피해자들의 절규‘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검찰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법 집행의 공정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점이 수상이유였다. 특히 찾아내기 어려운 피해자들을 끈질긴 취재를 통해 발굴해낸 기자정신이 돋보였다.

한겨레신문 ‘24시팀’의 ‘무죄의 재구성-노숙소녀 살인사건’은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에 사회적 약자인 노숙인과 청소년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법 체계의 허점을 파헤친 작품이다. 5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최초 범인으로 기소됐던 30대 노숙인이 대법원에서 재심결정을 받기까지, 그리고 범행을 자백한 가출 청소년 5명과 2명의 노숙인의 수사과정과 사실관계를 다시 취재해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찾아냈다. 국가로부터 보호받기는커녕 국가에 의해 삶이 망가져 가는 과정을 낱낱이 밝혀내 물증 없이 강압수사를 해온 수사기관의 인권침해를 고발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특별상으로는 EBS의 <배움너머>와 독립영화 <두 개의 문>이 뽑혔다. <배움너머>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의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종교분쟁 등을 인권의 관점에서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독립영화 <두 개의 문>은 객관적 시각에서 3년 전 일어났던 용산참사를 재조명한 작품이다. 6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용산참사를 ’망각의 문‘에서 ’진실의 문‘으로 걸어 나오게 했다. 이를 계기로 경찰특공대의 대테러 섬멸작전을 방불케 하는 진압과정에서 6명이 죽고 24명이 부상한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앰네스티 언론상 출품작들을 보더라도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현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인권침해는 다반사로 일어난다. 장애인이나 빈곤층 등 소외계층은 아직도 인권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게다가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우리나라가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고발정신과 대안제시가 필요하다. 언론인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수상소감
김주언 심사위원장, 홍찬의 기자 (좌측부터)

김주언 심사위원장, 홍찬의 기자 (좌측부터)

연말, 스산한 12월에 상을 받게 되어서 무엇보다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검찰’이란 아이템을 많이 다뤘었는데, 자료가 많아도 강한 공권력을 가진 곳인지라 취재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인권문제 등 모든 문제의 끝은 검찰로 가게 됩니다. 결국은 형사적으로 처리하게 되지요. 그러나 검찰의 권력이라는 것이 장안에 숨어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밝힐 방법이 없습니다. 보도를 하고 나면 후회가 따를 때도 있고, 힘들어서 다시 할 용기가 안 생길 때도 많았지만 이 상을 계기로 더욱 그런 곳에 더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여기 계신 기자분들도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KBS 추적60분 : 홍찬의 기자


김 현 심사위원, 김규형 PD (좌측부터)

김 현 심사위원, 김규형 PD (좌측부터)

저는 여기 계신 분들보다 한참 어린 후배 PD인 것 같습니다.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 작품은 93년도에 이미 같은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제기가 됐었던 사건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방송을 준비하는 와중에 장준하 선생 유골이 공개됐고, 처음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우선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기까지 선배들의 선견지명과 SBS가 지금까지 이뤄왔던 것들에 대한 자부심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서 이 상을 받으셨던 경쟁프로 <추적 60분>에 비하면 저희가 상대적으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들을 많이 다루는 편인 것 같긴합니다. 저희가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프로그램은 아이템을 선정할 때 부조리에 대한 고발과 인권신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를 많이 고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프로그램에 많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팀의 일원으로서 그런 방향으로 더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 김규형PD


최상재 심사위원, 엄지원 기자 (좌측부터)

최상재 심사위원, 엄지원 기자 (좌측부터)

저희 아버지께 앰네스티 언론상 받는다고 말씀 드렸더니 아버지가 족보에 새길 일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 달로 입사한지 2년 됐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는 항상 ‘막내딸이 회사에서 민폐 끼치고 있는거 아닌가’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이 상으로 모든 것을 일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문사는 인력이 굉장히 한정이 돼있습니다. 저 같은 말단기자가 한 달 여씩 한 아이템에 매달리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희 사회부 24시팀 선배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을 허락해주셨기 때문에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고, 취재했던 아이템을 계속 맡아주셨던 국선변호사님 덕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아 정말 영광입니다. 오늘이 세계 인권선언일이라고 하는데, 밖은 사무치게 춥습니다. 제가 이렇게 상을 받고 있는 동안, 덕수궁 앞에서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추운 겨울을 지내고 계시고, 전국 5곳에서 철탑에 올라서 시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오늘 아침에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만, 그분들이 “추워서 동태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 상을 받은 것은 제가 그런 분들한테 계속 관심을 가지고, 또 제가 앞으로 기자생활하는 동안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명심하고 있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겨레신문 : 엄지원 기자


남영진 심사위원, 김훈석 PD (좌측부터)

남영진 심사위원, 김훈석 PD (좌측부터)

일단 영광스러운 상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른 수상작들은 무엇이 있나 궁금해서 확인하고난 뒤 ‘이 상을 우리가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EBS 배움너머는 5분짜리,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의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저희는 그 중에서도 인권에 대한 감성을 키우기 위해 조그만 노력을 했습니다. 저희는 직접 취재를 하고 현장을 다니기 보다, 다른 EBS PD들이 취재한 내용, 또는 다른 언론인들이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해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사실 저 외에 다른 수상자분들이 한 노력을 받아서 숟가락만 얹은 거라 할 수 있는데,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른 수상자분들에게도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배움 너머>뿐 아니라, 이런 프로그램 편성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고 밀어주신 EBS와 전체 프로그램에게 주신 상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움 너머>는 짧은 5분짜리 프로이지만 굉장히 많은 스텝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한 것이 없고, 인권에 대한 뛰어난 감수성을 지닌 12명의 작가, 5명의 PD들, 5명의 조연출 그리고 많은 스텝들이 5분이라는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발로 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같이 못 온 공동수상자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 45편이나 출품됐다고 해서 저도 깜짝 놀랐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상이 많이 생겨서 출품작이 확 줄더라도, 앰네스티 언론상이 여전히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되는 언론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앞으로 부끄럽지만 더 좋은 작품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BS 김훈석PD

김지영 심사위원, 김일란 감독, 홍지유 감독 (좌측부터)

김지영 심사위원, 김일란 감독, 홍지유 감독 (좌측부터)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을 누비고, 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카메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두 개의 문’ 다큐멘터리 작업도 가능했습니다. 이 시간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들, 그 동료들에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함께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아직 <두 개의 문>을 못 본 분들이 계시다면, 극장에 걸려 있으니까, 꼭 봐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그것이 알고싶다> <추적 60분> 등의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번 용산참사의 진상규명, 그 과정이 꼭 한번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화 <두 개의 문> 김일란 감독

저희 영화 <두 개의 문>은 영화제에서 상영은 했었는데, 영화제에서는 상을 한 번도 못 받고 오히려 언론상을 받게 됐습니다. 이런 것이 다큐멘터리 감독의 장점이랄까요? 영화제도 되고, 언론도 되고. 언론상을 받아서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한국 사회에서 지금 현재 언론인이 그 역할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인 <두 개의 문>이 언론상을 받게 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MB정권 들어서 24명의 언론인이 해직되고, 500여명이 넘는 언론인들이 정직, 혹은 징계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권력과 차별에 맞서는 과정에서 얻게 된 아픈 경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고생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자신의 현장인 언론현장으로 되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동료가 된듯한 느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영화 <두 개의 문> 홍지유 감독



심사위원
김주언(심사위원장) 언론광장 감사ㆍ시민사회신문 고문ㆍKBS 이사
김지영 EBS 이사
김현 KBS 콘텐츠본부 제작위원
남영진 전 기자협회장
이강현 KBS 아트비전 이사
최상재 SBS PD
홍성완 연합뉴스 전 본부장
갈상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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