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일본 정부에 책임을 요구하는 2건의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이 법적인 정의를 회복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난 30년간 정의 회복, 진실 규명, 배상 받을 권리 실현을 위한 국내 생존자들의 법정 투쟁의 역사를 돌아봅니다.

일본군 성 노예제 정의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

2021년 4월 21일 오늘, 한국 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일본의 성 노예제 강제 동원 피해보상청구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는 ‘위안부'에 대해 정의구현에 실패한, 매우 실망스러운 판결입니다. 지난 30년간 정의 회복, 진실 규명, 배상 받을 권리 실현을 위한 국내 생존자들의 법정 투쟁의 역사를 돌아봅니다.
일본군 성 노예제 법정투쟁 30년
      30년 투쟁 끝에 열린 국내 첫 재판
      ⓒ Paula Allen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은 지난 30년간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이 일본 법원에서 벌인 소송 10건이 모두 패소한 것에 이어 법적인 정의를 회복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생존자 대부분이 노령으로 법정에서 증언하기 어렵고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많습니다. 하루도 아쉬운 상황에서, 첫 재판은 소송이 청구된 2016년으로부터 무려 3년이 지난 작년 11월에서야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주권면제’를 이유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재판을 거부하는 이유, ‘주권면제’란?
      작년 5월 일본 외무성이 ‘주권면제’를 이유로 소송 각하를 주장한 것에 이어,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국내 법정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이 주장하는 주권면제란 과연 무엇일까요?

      주권면제는 모든 국가의 주권이 서로 평등하기 때문에 국내 법원에서 외국 정부가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국제법상의 개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주권면제가 현재 소송에서 받아들여진다면 한국 법원에서 일본 정부가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일본군 성 노예제는 중대한 전쟁범죄이자 반인도범죄입니다.
      일본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이유만으로 중대 범죄에 대한 정의 회복의 기회를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최근 수십 년간 주권면제와 관련한 예외가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군 성 노예제라는 잔혹한 전쟁범죄이자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 과정이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본군 성 노예제 소송에서 주권면제가 적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6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기다림
      국제앰네스티는 2005년 ‘6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기다림’ 보고서를 발간해 생존자들에게 완전한 배상을 제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위안소’가 운영되었거나 그 국민이 성 노예 대상이 되었던 피해국에 대해서는, 자국법을 제정하여 생존자들이 자국 법정에서 일본 정부에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특히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을 위반할 경우 동 법이 모든 국가 면제를 금지하도록 보장하고, 배상 청구에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법률의견서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1월 12일, 국내 소송의 역사적인 첫 변론기일을 하루 앞두고 주권면제, 청구권협정, 시효 등이 적용될 수 없다는 내용의 법률의견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보도자료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이 완전한 배상과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받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이틀 앞두고, 지난 12일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완전한 배상과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받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며, 주권면제와 같은 절차적 장애물을 반인도범죄와 전쟁범죄가 자행된 경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국내 소송들의 결과가 “국제법에서 명시한 범죄의 전 세계 생존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본군 성 노예 잔학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고 정의를 회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존자들의 싸움이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이 지났습니다.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생존자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30년 전 역사를 바꾼 용기와, 오늘도 이어지는 생존자들의 용기에 주목하고 목소리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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