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실태


 

© Amnesty International, © Robert Gorden

© Amnesty International, © Robert Gorden

“제 계약상 노동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지만(월 226시간) 실제로는 하루에 13시간을 일했고, 일요일 반일만 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저의 근무시간은 한 시간 휴식시간을 포함해 오전 5시 반부터 저녁 7시 반까지, 딸기 수확기에는 세 시간 휴식을 포함해 새벽 2시부터 저녁 6시까지였습니다.”

– 캄보디아 출신 여성 노동자H

한창 봄이 절정을 치달아 가던 4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잘못 만져도 쉽게 물러지는 딸기를 어떻게 이렇게 탱탱하게 잘 따서 우리의 식탁까지 오게 하는 걸까?’

그 질문의 대답은 위에서 인용된 것처럼 이주노동자들과 나눈 인터뷰 속에 있었습니다.

현재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25만 명입니다. 고용허가제란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이주노동자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로, 제조업을 넘어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까지 확대 되었습니다. 현재 이 제도를 통해 일하고 있는 전체 이주노동자 수의 8%를 차지하는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우리의 먹거리를 만드는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 노동자의 개념이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은 까닭에 고용허가제는 아직 노동법의 보호를 제대로 제대로 못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적 보호장치가 취약하다보니 실제 농업 노동자의 상당 수는 이주노동자들임에도 착취와 인권침해를 당할 위험이 큽니다.

 

사장님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 ‘근로기준법 63조’의 허점

근로기준법은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기본이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63조에는, 농업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유급 주휴일, 일일 휴게시간과 관련한 보호규정의 적용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근로시간이 분명히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주들 마음대로 이주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휴식시간이나 휴가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이유입니다.

국제앰네스티와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한결 같이 과도한 노동시간, 시간외 근로수당 미지급, 휴일 및 휴게시간 미 부여, 협박, 폭행 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 지구인의 정류장

© 지구인의 정류장

 

착취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보통 2년치 연봉에 상응하는 빚을 집니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전혀 생각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계약서에 약속된 노동 시간은 무시된 채, 새벽부터 밤까지 노동이 강요되기 일쑤입니다. 화장실과 세면장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형편 없는 시설의 공간임에도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에서 ‘숙소비’ 몇 십 만원이 공제되는 일이 다반사 입니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항의하면, 사장님의 폭언과 폭력, 그리고 추방위협이 돌아옵니다. 그래도 참고 또 참습니다. 한국에 오기 위해 진 빚과 가족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당장이라도 고향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붙들어 맵니다. 이주노동자들을 옭아 매는 건 이 뿐만이 아닙니다.

© 지구인의 정류장

© 지구인의 정류장

 

강제노동을 용인하는 한국의 법과 제도

고용허가제에 따르면, 만약 한국에 입국한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기기를 원할 경우, 반드시 고용주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한 이주노동자가 고용주에게 사업장 변경 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요구하면 순순히 응해 줄까요? 고용주가 싫다고 거절하면 이들에게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럴 때 대부분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섭니다. 하나는 그냥 참고 견디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당한 대우를 노동부에 알려서 사업장 변경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했음을 입증할 책임이 이주노동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도 노동법도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스스로 상황을 입증하기란 너무도 힘에 부친 일입니다.

“2014년 3월에 저는 일을 더 시키고 연장근무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사장님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기 위해 평택의 고용센터를 찾았습니다. 사장님은 월급에서 5만원(미화 49달러)을 공제했는데 그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장님과 그의 아내에게 저를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사장님의 아내는 떠나고 싶으면 백만 원(미화 980달러)을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에겐 그런 돈이 없습니다. 전에는 캄보디아인 동료 하나가 백만 원(미화 980달러)을, 다른 캄보디아인 둘이 각각 60만원씩(미화 590달러)을 내고 사업장변경신청서에 서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 AT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노동청이나 고용센터를 찾아 도움을 청해도 번번히 ‘농장으로 돌아가 사장님에게 사과하고, 서로 잘 지내보라’ 는 권유를 듣기가 일쑤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정부가 마련한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명백한 인권침해 상황에서도 정부는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용허가제는 결국 노동 착취제도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인권밥상을 만들어 주세요

고기와 야채를 사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매일 먹는 우리의 밥상이 보다 인간다워질 수 있도록,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세요.

→ 지금 행동하세요! 소비자도 이주노동자도 행복한 인권밥상 캠페인에 탄원하러 가기

© Amnesty International, © Robert Go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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