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시리아 내전 4년이 마헤르 가족에게 남긴 것

병원이 폭격당해서 위층의 천장이 무너져 있었고, 환자고 가족이고 모두 뛰쳐나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족들을 데리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병원 안에 남아서 진료를 계속했기 때문에,
아들의 항암치료가 마무리될 때까지 병원을 나갈 수 없었습니다.”

 

2011년 3월 15일, “알라, 시리아 그리고 자유!”만을 외치던 평화적 시위를 정부군이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에 대항한 반군 전선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는 곧 내전으로 발전했다. 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수를 알 수 없는 무장단체들이 시리아를 세계의 화약고로 만들었다.

한편 전쟁을 피해 시리아를 떠난 사람들이 4백만명에 이른다. (국경을 넘지 않고 시리아 안에서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7백만명이 넘는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일상적인 폭격과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사람들은 안전한 삶과 미래를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4년 10월부터 12월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에 있는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마헤르씨 이야기는 시리아 난민 4백만명의 4백만가지 이야기 중 하나이다.

마헤르(Maher, 35세)는 세 아이의 아빠로, 카미실리(Qamishli)라고 하는 시리아 북쪽 도시에 살았습니다. 2012년, 첫째 아들 엘리아스(Elias)가 아홉 살 되던 해 췌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3주에 한 번씩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 다마스쿠스(Damascus)까지 편도 9시간이 더 걸리는 거리를 오고 갔습니다.

카미실리 - 다마스쿠스 지도
카미실리 – 다마스쿠스 지도
 

“당신, 왜 삭발했어!”

항암치료로 아들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자 저는 제 머리를 삭발했습니다.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진다는 걸 아들이 모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한번은 다마스쿠스에서 치료를 마치고 카미실리로 돌아오는 길에 무장단체인 알누스라전선(Jabhat al-Nusra)이 우리가 타고 있던 버스를 멈춰 세웠고, 삭발했다는 이유로 저를 처벌하려고 했을 때, 삭발한 이유를 설명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들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갈 때마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아들의 치료를 위해서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날도 엘리아스는 엄마와 병원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고, 저는 잠깐 병원 밖으로 나갔습니다. 총격 소리가 나더니 포탄이 창문을 뚫고 병원 건물 안으로 날아들어 갔습니다.

병원 안으로 뛰어들어갔더니 이미 사람들의 비명과 울음소리로 휩싸인 병원은 전쟁터였습니다. 의사는 “병실과 치료실은 창문이 있으니 모두 복도로 대피하세요!”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위층의 천장이 무너져 있었고, 환자고 가족이고 모두 뛰쳐나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족들을 데리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병원 안에 남아서 진료를 계속했기 때문에, 아들의 항암치료가 마무리될 때까지 병원을 나갈 수 없었습니다.

Syrian Refugees in the Kurdistan Region of Iraq

마헤르(Maher, 35), 호우다(Houda, 30)부부와 세 아이 엘리아스(Elias, 12), 이브라힘(Ibrahim, 9), 유스라(Yusra, 3)가족. 콰시타파 난민캠프에서 2014년 12월 1일 ⓒ Amnesty International
 

“저는 단지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시리아에서의 삶을 더 이상 지켜내기 어려워 2013년 8월 시리아를 떠나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 콰시타파(Qushtapa) 난민캠프로 왔습니다. 여기에서 삶도 힘겹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시리아를 떠나오기 전에 엘리아스는 3개월에 한 번, 이후 6개월에 한 번 골수검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골수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민캠프에서 골수검사는 불가능하고, 사립병원에 가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아픈 아들을 위해 아무런 도움도, 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저와 아내는 단지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마헤르씨네 가족은 곧 유럽으로 재정착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말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재정착 지원을 받는 가정은 아주 일부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수많은 난민들이 불안정하고 스스로 삶을 꾸려나갈 수 없는 난민캠프에서 재정착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유한 정부에서 시리아 난민들의 재정착을 돕고, 난민캠프에 지원을 늘리도록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OpenToSyria (자세히보기) 캠페인을 통해 시리아 난민 재정착을 지원하라는 전 세계 목소리를 모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에 프랑스, 영국, 스페인, 덴마크, 미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의 국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한국이 포함된 G20 정상회담에도 전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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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토요일, 삼청동 정독 도서관 앞에서 진행한 #OpenToSyria 캠페인 
ⓒ Amnesty International
 

시리아 난민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으시다면,

#OpenToSyria 캠페인에 참여해주세요!

2015년 2월, 스웨덴으로 재정착 한 시리아 난민 마흐무드 가족의 네 살 난 쌍둥이 무하마드와 바흐리도
#OpenToSyria 캠페인에 참여했다. ⓒ Amnesty International (Photo: Ina Tin)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안정아 캠페이너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고 글입니다.

중국: 굴리게이나를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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