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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의 여름② 추리소설이 알려주는 범죄의 뒷배경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교보문고와 함께 하는 ‘엔젤북캠페인’의 일환으로 8월 한달간 [앰네스티의 여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차가운 음료 한 잔에 선풍기 한 대, 그리고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캬~ 그 곳이 바로 피서지가 아닐까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들이 추천하는 책과 영화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읽다보면 떠오르는 으스스한 상상과 섬뜩한 공포감 덕분에  ‘셀프 냉방’이 가능한 추리소설은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장르입니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논리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셜록이나 김전일을 꿈꿔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오늘 소개되는  작가들의  소설을 주목해 주세요.

엔젤북캠페인과 함께 하는 ‘앰네스티의 여름’  두번째는 캠페인실에서 인권교육을 담당하시는 손승현 간사님의 추리소설 작가 이야기입니다.


 

140811_손승현_점과선첫 번째 추천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松本 清張)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던 영화 ‘화차’‘백야행’을 보신 적이 있나요? 둘 다 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가들이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요, 반전이나 트릭 보다는 범죄가 발생한 사회적 배경과 동기를 좇는 이런 작품들을 일본에서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불러요.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부이자 사회파 추리소설의 시초를 만든 사람이자 바로 마쓰모토 세이초입니다. 1909년에 태어난 사람이라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대부분 1940~50년대인데, 개인적으로 그 시대를 좋아해요. 요즘 나오는 추리소설을 보면 아무래도 IT가 발달한 사회라 그런지 첨단의 기법을 사용해서 빠르게 진행되는데 반해 마쓰모토의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직접 발로 뛰어요. 한 사람씩 만나서 탐문 수사하고, 일일이 눈으로 상황을 관찰하죠. 사회파 추리소설라는게 추리 트릭이나 범인이 누구냐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건이 벌어진 사회적 배경과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그 시대 상황과 인물이 얽힌 맥락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내가 살지 않았던 시대라서 더 흥미로운것 같기도 하고요.
‘점과 선’ 그리고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이 분 작품이 되게 많은데요,  제일 유명한  ‘점과 선’ 은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제목이 좀 알쏭달쏭하잖아요, 그런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왜 제목이 ‘점과 선’인지 이해가 갈꺼에요. 자세한 줄거리를 얘기하면 재미가 없으니 여기까지만. ㅎㅎ

그리고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입문자라면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을 빼놓을 수 없죠. 상중하로 돼 있어서 엄청 두껍지만 짧은 단편들이기 때문에 읽기 어렵지 않아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 중에서 요즘 가장 핫한  작가인 이먀베 미유키가 직접 편집했다는 것도 흥미롭죠. 일종의 오마쥬이지 않았을까요?

 

140811_손승현1_연문기담두 번째 추천작가: 김내성

워낙 어릴 때부터 애거서 크리스티나 셜록, 김전일에 익숙해져서인지 우리나라는 오래된 추리소설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1930년대부터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이 있었어요. 지금 소개하는 ‘김내성’ 작가가 대표적인데요,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그는 일련의 추리소설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끌었죠.

연문기담

연문기담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김내성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에요. 솔직히 추리적 트릭은 금방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감이 있지만 잘 아는 우리나라 배경이라 그런지 더 친숙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특유의 옛날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꺼에요.

 

140811_손승현1_아웃세 번째 추천 작가: 기리노 나쓰오(桐野夏生)

1950년대 마쓰모토 세이초에서 시작한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은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어요. 현재 대표적인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라면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를 들 수 있을텐데요, 이 외에도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해요.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입니다. 이 작가의 소설 속 묘사는 꽤 잔인하고 하드보일드한 편이에요. 게다가 독특한 점이 대부분 주인공이 여성인, 여성중심인 소설을 쓰거든요. 여성 중에서도 블루컬러 노동계층이나 이주 노동자 등 한 마디로 사회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아웃

기리노 나쓰오의 대표작인 ‘아웃’을 추천해요. 도시락 공장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 4명이 주인공인 이야기인데요, 이 여성들 중 한 명이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시신을 유기하게 되고,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죠.  결국 여성 네 명이 공범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언뜻 보면 단순히 끔찍한 살인 사건 이야기일 것 같지만 작가의 섬세한 심리적, 사회적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묵직한 울림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국제앰네스티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이슈 중에서도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들을 많이 듣게 돼요. 특히 범죄자 사형 폐지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비난과 악플이 많이 쏟아지거든요.  하지만 또 이런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지 결코 사형이 문제 해결의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수많은 범죄자들이 등장해요. 평범하던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기까지는 늘 사회적 맥락이 존재하죠. ‘화차’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사채빚 때문에 평생을 도망자로 살게 된 것처럼요. 범죄 그 자체를 처벌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뒷 배경을 이해하고, 본질적인 부분을 개선할 수 있어야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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