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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요놈! 국가보안법, 그 궁금증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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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수 1천만을 돌파하며 꾸준한 흥행몰이를 한 영화 <변호인>, 재미있게 보셨나요? <변호인>의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부림 사건’은 공안당국이 안보의 이름으로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탄압하고 불법 구금, 고문과 같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와 같은 무리한 수사를 통해 당시 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의 유죄 판결을 얻어냈고, 교사와 학생 등 20명이 구속됐습니다. 영화 속에서 반복해서 언급된 ‘국가보안법’은 2014년인 오늘까지도 현존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를 ‘이적행위’로 간주해 부당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조항의 모호함 또한 남아 있습니다. 지난 2월의 한 토요일, 홍대 앞 번화가 ‘걷고 싶은 거리’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조직 대학생네트워크와 청소년그룹이 국가보안법의 문제점과 인권침해 사례를 알리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를 쉽게 풀어주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대학생네트워크(이하 앰대)는 지난 2013년 상반기에 발제와 토론을 통해 국가보안법에 대해 함께 공부한 바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느낀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던 중, 청소년그룹도 이에 공감해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머리를 맞대 캠페인을 기획하고 함께 거리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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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 대학생네트워크와 청소년그룹은 홍대거리에서 국가보안법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 Amnesty International

Scene #1.

– 캠페이너: “이 트위터 글 재미있는데 한 번 리트윗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 행인: “아 네, 그래 볼까요?” (리트윗 버튼을 누른다)

– 포돌이: “잡았다 요놈!”

– 행인: “으아아아”

– 캠페이너: “당신은 체포되셨습니다. 왜인지 아세요?”

Scene #2.

– 캠페이너: “이 책으로 말하자면 인문·사회 분야 스테디셀러인데요, 한 번 읽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 행인: “아 그러죠” (책을 펼친다)

– 표지를 넘기자 책 안에 숨어 있던 포돌이: “잡았다 요놈!”

– 행인: “으아아아”

– 캠페이너: “당신은 체포되셨습니다. 왜인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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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요놈!” ⓒ Amnesty International

모니터 뒤에 있는 여러분도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과연 홍대 행인들은 무슨 이유로 체포되었는지, 캠페인 당일의 그 장소로 여러분을 초대해 보고자 합니다.

국가보안법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국민의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제약해 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처벌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찬양’이나 ‘선동’은 법률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은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북한에 대해 정부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단체의 회원들에게 자의적으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국가보안법의 모호한 법 조항 적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는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2012년 박정근씨의 사례와 2007년 김명수씨의 사례가 있습니다.

박정근씨는 2012년 1월 11일 검찰의 청구로 수원지방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수원 구치소에 구속되었습니다. 박정근은 7월 20일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풍자에 불과했지만, 북한 웹사이트의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박정근씨는 수사과정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박정근씨는 당시 북한에 매우 비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던 사회당 당원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CNN 등 외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북한 트위터 계정의 내용을 리트윗했다. 북한 지도부를 농담삼아 풍자하려는 의도였다. 재미로 한 것이다. 북한 선전 포스터에 있는 북한군의 웃는 얼굴에 우울한 표정의 내 얼굴을 합성하고, 손에 든 무기를 위스키 병으로 바꾸어 올리기도 했다.” – 박정근,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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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씨는 2007년 5월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유는 국가의 존재와 안보를 위협하고자 하는 의도로 책 140권을 판매했으며, 다른 책 170권을 소유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이적표현물로 주장한 서적들은 모두 대형서점에서 판매 중이거나, 국립도서관에서 대여가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서적들은 그 동안 5년여의 재판과정에서 적지 않은 분량의 증거물로 제시되고 있지만, 북한 문학 혹은 북한을 전공하는 학자라면 당연히 소장하고 또 읽어야 하는 자료이다. 도대체 북한학 혹은 북한 문학 또는 그와 관련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무슨, 어떤 자료를 봐야 한다는 것인가?” – 김명수

 

김명수씨는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었고, 5년이 넘는 소송기간 동안 실직상태에서 혼자 생계를 꾸려야 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서점의 문을 닫고, 박사학위 과정을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국가보안법, 그런데 아직도 머릿속에 질문들이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고요? 북한 체제에 동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처벌하지 않아도 되는 지, 국가보안법이 없으면 간첩은 어떻게 잡을지 걱정되신다고요? 그런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여기 국가보안법에 관한 흔한_질문과_대답.jpg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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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아본 국가보안법의 문제점, 그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국가보안법의 폐지 혹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전면개정
  •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비폭력적으로 주장했다는 이유로 투옥된 정치수에 대한 조건없는 석방
  •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존중하여 국가보안법의 자의적 적용 중단
  • 자유권위원회를 비롯한 UN기구들이 국가보안법에 내린 권고를 충실히 이행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 (amnesty.or.kr/campaign/한국인권상황/국가보안법)에 더 많은 사례와 자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 그리고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누리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대학생네트워크

20대 또래 회원 및 지지자들로 구성된 한국지부의 핵심 활동조직입니다.

대학생네트워크는 정기모임과 캠페인, 소모임 활동을 통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인권 이슈에 대해 공부합니다.

또한 탄원편지 작성, 서명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권을 위해 행동합니다.

카페 cafe.naver.com/amnestyact

페이스북 facebook.com/amnestyact

트위터 twitter.com/amnestyact

이메일 aikoreastudent@gmail.com

글 : 대학생네트워크 권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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