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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토끼똥 공부방 탄원편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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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을 배우는 토끼똥 공부방

코스모스가 언제 피는지 아시나요? 저는 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코스모스의 개화시기를 몰라 국어 시험문제를 틀린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으로 채워진 일상에서 ‘많은’ 지식을 습득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한 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 토끼똥 공부방이라는 명칭을 듣자마자 도대체 토끼 똥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바로 포털 사이트에 ‘토끼똥’이란 단어를 검색해보면서 잊고 있었던 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토끼똥 공부방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과 함께하며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접점을 찾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는 비인가 마을공부방입니다. 토끼똥 공부방의 아이들은 마음껏 놀면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보통의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사람과 자연을 향한 배움을 익히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대안교육을 받는 데는 별도의 비용도 필요가 없습니다.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후원금을 통해 충당합니다. 지난 12월 19일, 이러한 소중한 배움의 과정에 앰네스티도 동참했습니다.

아이들의 언어로 이해하기

토끼똥 공부방의 아이들은 주로 초등학교 3~5학년이었는데, 성인도 어려워하는 인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고민을 시작하다 보니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색다른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나이에 따른 차별과 역할에 따른 호칭부여와 권위를 없애기 위해, 공부방에 찾아간 모든 앰네스티 스탭은 이름과 ‘선생님’ 호칭 대신 별명을 선택했습니다. ‘빙수, 별이, 쏘피, 덴마’라는 편안한 호칭을 사용했고, 아이들도 자신이 편한 이름 혹은 별명을 사용하며 이름표를 만들어 붙였습니다. 그리고 스탭 한 명당 아이들 세 명이 함께 어울려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고, 이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기 위한 방법의 전환이었습니다.

질문도 많고 창의력도 좋은 토끼똥 아이들은 모든 사례를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집시가 뭐에요?”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순간 ‘아무래도 내용을 더 쉽게 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른 아이가 “내가 영화에서 봤는데, 집시는~”이라며 질문과 대답을 아이들 방식으로 공유하고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인권이라는 주제는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울 수 있다’가 아니라 ‘인권을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면 문제가 될 것은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토끼똥 아이들은 분명 저보다도 훨씬 똑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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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권을 위해 펜을 든 아이들

발표가이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인권여행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인권여행 액션패키지는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에서 다루어진 인권과 앰네스티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드게임 입니다. 한번 쯤은 해봤던 ‘부루마블’과도 비슷합니다. 토끼똥 아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인권선언과 세계 각지의 인권상황 등에 대해 접했고, 아이들은 고사리손을 움직여 가며 전세계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토끼똥 아이들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게임에 임했습니다. 주사위에 일희일비하며, 숫자가 6이 나오면 뛸 듯이 기뻐하고 1이 나오면 너무도 속상해 했습니다. 게임의 규칙에 따라 세계인권선언을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토끼똥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인권을 접했고, 인권여행 게임을 끝낸 아이들은 ‘나의인권여권’도 발급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게임을 했던 학생들과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가 너무나도 아쉬웠는데, 한 아이는 앰네스티 사람들이 나서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문을 빼꼼히 열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이날,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제게도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닌, 누군가의 인권을 위해 펜을 드는 주체가 된 아이들의 멋진 모습은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 F2F 캠페이너 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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