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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 그 누구도 사라지지 않는 날을 위해서

아르헨티나 독재 군부정권시절 ‘강제실종’된 사람들 ⓒGlobalPost

 I’m ‘NOT’ your father.

빅토리아 몬테네그로(36)는 어느 날 자신의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친부모를 살해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강제실종’의 결과물이다. 아르헨티나 독재 군부정권은 70년대 소위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이라는 공포정치를 펼쳤다. 이들은 반체제 분자들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전국적으로 노동운동가, 인권운동가, 지식인 등 정치적인 반대파를 폭력적으로 탄압했다. 3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재판 없이 사형에 처해졌고, 수만 명의 시민이 비밀리에 살해되거나 사라져갔다. 10세 이하의 아이들 및 신생아들은 부모가 처형된 뒤 강제로 입양됐다. 이렇게 입양된 이들은 군인과 경찰 등 친(親)군사정권 가정에서 길러졌다. 이런 어두운 과거의 결과가 빅토리아와 같은 입양아들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5월 광장’에는 매주 목요일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나타난다. ‘산 채로 나타나라’라고 피켓을 든 이들은 사라진 아들, 딸, 그리고 불법입양된 손자 손녀를 돌려달라고 말한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되어왔다.

 

러시아 잉구셰티아에서 ‘강제실종’된 사람들 ⓒAmnesty International

  강제실종이란? 

강제실종이란 국가기관에 의해 혹은 국가의 역할을 자임하는 단체에 의해 체포, 구금 또는 납치되어 ’실종’되는 것을 뜻한다. 간단히 말하여 ‘국가에 의한 실종’이다. 강제실종은 국제앰네스티와 많은 인권단체들로부터 심각한 인권침해로 규정되어 지탄받아왔다. 강제실종이 인권침해 상황 중에서도 심각하다고 분류되는 이유는 실종된 사람은 물론, 그 가족, 그리고 그 사회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강제실종을 당한 본인은 삶에 대한 끊임없는 공포 속에서 고문당하고, 그들의 모든 권리를 박탈당할 위험에 놓여진다. 처음 납치 이후 수년간 집요한 폭력이 계속되고 이는 피해자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남긴다.

실종자 가족에게도 후폭풍은 강력하다. 실종자들은 한 번 실종된 후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는 경우도 대단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와중에 가족과 친구들은 소중한 이를 잃은 불안과 공포, 그리고 슬픔을 겪는다.

영화 <남영동 1985>

한국도 이런 강제실종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청교육대, 그리고 남영동 대공분실 등은 한국에서 일어났던 강제실종을 잘 보여준다. 삼청교육대는 사회악을 제거한다는 명분아래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거되어 끌려갔다. 영화 <남영동 1985>에서는 군부독재시절 강제실종 된 사람이 당할 수 있는 고문과 인권침해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강제실종이 일어났다. 4. 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 김주열도 시위 중 강제실종 된 뒤 마산 앞 바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이 시절 강제실종으로 인한 공포는 “까불면 남산으로 끌고 간다”, “삼청교육대로 끌려간다” 등 루머와 협박으로 사회 불안이 고조되었다.

 

앰네스티와 국제사회의 노력.

이런 심각한 위험을 지닌 강제실종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0년 앰네스티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UN에서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하 ‘강제실종 협약’)이 발효되었다. ‘강제실종 협약’에서는 어느 누구도 강제실종의 대상이 돼서는 안되며,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강제실종을 파악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번 협약 발효는 피해자들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 엄청난 아픔을 가져다 준 강제실종을 중단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걸음”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강제실종 협약’이 발효 된지 3년여가 지난 지금, 아직도 비준국은 일본 등 40개국에 불과하고, 아직도 스리랑카 등 전 세계에서 아직도 강제실종에 의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수단에서는 여행을 가다가 끌려가는 등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실종이 심각하고, 멕시코에서는 5년간 적어도 85명의 사람들이 강제실종 되었다. 강제실종을 방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AP Photo/Eranga Jayawardena

현재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스리랑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제실종 상황에 대해 온라인 액션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시위를 기획하던 학생대표들이 소위 ‘재활센터’라고 불리는 곳에 구금되었고, 인권활동가들은 갖은 이유로 협박당하고 감시 당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이런 상황에 대해 체포 내용을 기록하고 공개하며, 체포된 모든 사람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라고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스리랑카 외에도 지금 이 순간 강제실종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지가 강제실종을 당해 생사도 모른 채 괴로워하고 있다. 8월 30일 오늘은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이다.


세계의 강제실종 사례.

 ‘강제실종’ 협약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도 세계 이곳 저곳에서 강제실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 수단 – Omaia Abdel Latif Hassan Omaia : 오마이아는 남부로 여행가던 중 국가정보기관(NSS : National Intelligence and Security Services)에 끌려갔다. 수단인민해방운동(SPLM-N) 소속의 지식인,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은 이처럼 강제실종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수단 정부는 고발이나 재판 없이 이들을 구금하여 가족이나 변호사의 연락조차 차단하고 있다.

 2. 멕시코 – Armando del Bosque Villarreal : 알만도는 운전 중 해병들에게 끌려갔다. 해병당국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006년 군대를 동원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실종자들은 크게 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적어도 85명의 사람들이 강제실종을 당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3. 방글라데시 – Nazrul Islam : 나즈룰은 어느 날, ‘행정부’에서 왔다는 사람들에게 집에서 납치당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방글라데시에서는 이런 강제실종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경찰은 이런 실종 사건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

 4. 스리랑카 – Sivasooriyakumar Sanaraj : 15세의 시바소리야쿠마르는 학교에 가던 중 실종되었다. 가족들은 납치와 고문을 걱정하고 있다. 북부 스리랑카에서는 정치활동이나 인권활동, 언론활동의 결과로 인한 강제실종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은 사건 조사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

5. 타지키스탄 – Salim Shamsiddinov : 우즈벡 커뮤니티의 지도자, 살림은 운동을 나갔다가 실종됐다. 야당의장은 그의 실종의 배후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월에 있을 총회를 앞두고 타지키스탄 당국은 각종 조직들을 폐쇄하고 야당인사들을 송환하는 등 각종 압력을 가하고 있다.

 6. 이란 – Ahmed al-Qubbanji : 이슬람 시아파 사제인 아흐메드씨는 이스라엘 스파이라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는 자유이슬람운동을 창립하고, 이슬람교육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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