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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파를 위한 투쟁, 벙깍 커뮤니티의 연대

4,252가구의 주민들이 살던 벙깍 호수는 호수가 아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평화로운 호숫가 마을이자 많은 배낭여행객들이 즐겨 찾던 벙깍 호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이 되었다. 물이 가득했던 호수는 모래로 덮여 호수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물고기가 살던 호수는 생명을 잃었고 주민들은 생명만큼 귀한 터전을 잃었다. 벙깍 호수와 그 인근의 주민들이 강제 퇴거 되면서 빚어진 일이다. 정부 여당 소속 의원이 소유한 기업(Shukaku Inc.)과 캄보디아 정부의 공조가 이런 불행을 불러왔다.

벙깍 지역에서 강제 퇴거가 진행되는 사이, 그곳의 주민들은 각기 다른 세 가지의 결정을 내렸다. 먼저, 750달러를 손에 쥐고 더 이상의 투쟁을 포기한 채 순순히 집을 내주는 경우, 둘째, 아무런 보상금 없이 정부와 기업이 대체 지역이라고 정한 곳으로 이주하는 경우, 그리고 셋째, 위의 두 조건을 거부하고 거주 공간을 옮기지 않은 채, 개발이 완료된 후, 안정된 주거권을 행사하려는 경우이다. 벙깍 커뮤니티는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주민들의 연대이다. 자신들의 주거권을 위해 벙깍에 남아 있는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벙깍 커뮤니티는 부당하게 3년형을 선고 받고 CC2에 수감된 보파(Yorm Bopha)가 하루 속히 자유의 몸이 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2주 마다 보파의 유죄판결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정부부처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한 탄원서 등을 제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벙깍 주민들의 주체가 된 시위는 공권력에 막혀 그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집회에 참여하는 바니의 모습 ⓒ이주영

벙깍 커뮤니티는 오늘 2월 13일 또 한번의 폭력적인 사태를 마주했다. 경찰의 강력한 탄압으로 벙깍 주민 가운데 다섯 명이 심한 부상을 입었다. 훈센 총리의 집 앞에서 시위를 하던 중에 빚어진 일이다. 그 중 보파의 남편인 소쿤(Lous Sakhon)은 여러 명의 경찰들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고 특히 안면에 타격을 입어 앞니 두 개가 빠지는 부상을 입었다. 또 다른 부상자는 사복경찰에 의해 노끈으로 심하게 목 졸림을 당해서 (아래 동상영에서 볼 수 있듯이)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고통을 당하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훈센 사택 앞에서 시위 도중 폭행 당하는 벙컥 주민 ⓒLICADHO

물론 벙깍 커뮤니티는 보파의 구명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60여 명의 시위 참여자들은 대부분이 여성이며 그들의 집회 참여를 위해 일상의 삶을 접어두어야 한다. 오늘 있었던 대낮의 폭력 사태는 앞으로 있을 잠재된 불행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시위참여자를 불러모으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싸움이 캄보디아 어느 한 마을에서 빚어지는 사소한 분쟁이 아니라 대다수 캄보디아 사람들의 주거권을 위협하는 강제퇴거 문제의 기준점이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국내외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시위 참여자들이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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