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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로비단 후기]동대문구청 – 서명동참에 긴 설명은 필요없다!!!

세르비아 로마족의 강제퇴거를 막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국제앰네스티 로비단!

각 구청을 방문하기 위해 준비했던 일들과, 면담과정의 에피소드들을

로비단이 직접 소개 합니다.

오랜만에 비 소식 없이 개었던(이라 쓰고 후텁지근했다고 읽는) 11일 오후.

세르비아 로마족 강제퇴거 반대를 위한 앰네스티 로비단은 구청장 면담 그 네 번째 순서를 위해 동대문구청으로 향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이날이 세 번째 방문이었는데요, 앞서 월요일(8일)에 악천후 속에서 강북구청과 노원구청을 연달아 방문해보고 나니, 동대문구청 면담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본래도 특별히 모르는 사람 앞에서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 긴장을 하거나 떠는 성격은 아닌데, 이미 다른 구청들을 다녀온 경험도 있고 하니 걱정할 것이 무엇이랴 싶었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정신이 조금 멍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벼운 기분으로 약속 장소인 용두역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뒤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서로 준비해온 부분을 연습하고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북구청과 노원구청에서 앰네스티 소개를 담당했던 저는 이번에는 세르비아의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강북과 노원에서 앰네스티 소개를 하던 당시 너무 문어적이고 공식적인 어투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다 보니 청자인 구청장님들께서 다소 지루해하시는 것 같아 당황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스크립트를 일일이 다 쓰지 않고 전달할 핵심 내용만 노트에 적어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듯이’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뿔싸, 리허설(?)을 하며 시간을 재 보니 저 혼자 4분도 넘게 떠들고 있더군요. 본래 한 사람당 1~2분 내외로 간결하게 전달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저는 남은 준비 시간 동안 말할 내용들을 다시 가지치기해야 했습니다.

<동대문구청 로비를 준비하기 전, 양승원씨와 김향지씨가 열심히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날 동대문구청 방문에 있어 특이사항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구청장 서명을 위한 방문이기는 하나 구청장님을 만날 수는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일 때문에 직접 면담은 불가능하고, 대신 미리 서명해둔 서한을 구청 행정국장님을 통해 전달해 주시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죠. 이 때문에 구청장님들과 직접 면담을 진행할 때보다 어쩌면 더 까다로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면담을 갖게 될 행정국장님이 이번 서명 건이 본인의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숙지하지 못하신 내용이나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듣길 원하시거나, 아니면 아예 디테일은 생략한 채 서한 전달만 하고 끝내시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예상했었죠.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동대문구청 이순규 행정국장님은 후자에 더 가까운 반응을 보이셨답니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 면담 약속 시간보다 약 15분 정도 앞서 미리 구청에 도착해 집무실을 찾아갔는데요, 보통 다른 구청들에서는 구청장님이 앞의 업무를 마무리하실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갔던데에 반해 이번에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국장님과 마주앉을 수 있었습니다.

<구청장님을 만날 수 없어 동대문구청 행정국장님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간단히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고, 이제 앰네스티 소개를 할 차례. 그런데 우리의 행정국장님, 일반인 방문객(?)을 받은 것이 오랜만이신 건지 저희 로비단과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차나 한잔씩들 하시면서 천천히 말씀 나눕시다”라는 말로 앰네스티 소개는 두 번이나 저지되고 말았습니다. 앰네스티가 하는 활동이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인지에 대한 국장님의 거듭된 칭찬이 한참이나 이어진 뒤에야 앰네스티 소개의 운을 뗄 수 있었습니다. 로비단원 양승원 회원님의 앰네스티 소개가 끝나자마자 국장님은 “자, 그러면, 어떻게, 서명 전달해 드리면 되는 건가요?” 라시더니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구청장님의 서명이 담긴 서한을 가지고 오셨고, 이것으로 동대문구청 방문은 마무리되었답니다. 결국 저, 그리고 제 다음 순서로 구청장 서명의 의의를 준비했던 이정민 회원님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시원한 차만 얻어 마시고 돌아온 셈이 된 거죠. 기념촬영을 하고 구청을 나선 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제 겨우 세 시가 지나 있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 서명 득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는 경험을 한 것에 대한 황당한 기분이 가시고 나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등포구에 살면서 남의 구청은 물론 내가 사는 구의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이 모여 이룬 조직은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래야 알기도 힘들뿐더러 알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강북구청과 노원구청, 그리고 동대문구청 총 세 곳을 다녀와 보고 나니 각 기관마다 저마다의 개성과 특색을 갖고 있는 것이 선명히 보여 신기하기도 했고 앞으로 남은 면담에 대한 호기심도 한층 더 증폭되더군요. 저는 이제 19일 강동구청, 그리고 22일에는 성북구청을 방문하게 될 텐데 그곳에서는 어떤 풍경과 마주하게 될지, 기대가 일지 않을 수 없네요. 또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향지(halfmas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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