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블로그 인터뷰

30년만에 이루어진 편지의 응답
앰네스티 30주년 양심수 김성만 님 인터뷰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을 참여하다 보면 ‘편지가, 탄원이 정말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겁니다. ‘공권력의 폭력과 공격 앞에, 작은 종이에 적힌 글들이 정말 무슨 도움이 될까?’ 누구나 한 번씩은 해볼 수 있는 고민입니다. 그러나 그 편지를 받는 양심수들과 인권 침해 당사자들은 말합니다. “여러분들의 편지에는 힘이 있다’고 말입니다.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판결을 받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방문한 전 양심수 김성만 님도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김성만님

사형제도를 폐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김성만님

김성만 님은 1982년 미국 유학 중 유럽에 있는 북한 대사관의 북한인과 토론을 했다는 이유로 1985년 체포되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후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김성만 님은 사형수로 3년, 무기수로 10년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당시 국제앰네스티는 창립 30주년에 그를 30명의 양심수 중 한 명으로 선정해 사형 반대와 석방 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김성만 님의 사형 선고는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고 이후 1998년 석방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7월 29일, 김성만 님은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려 36년 만입니다. 김성만 님은 사형 취소부터 석방까지 국제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의 연대가 큰 힘이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1987년 2월 나의 사형집행명령을 검찰이 요청한 그 서류에 법무부장관이 승인 서명을 하였다. 나는 며칠 내로 집행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저지되었다. 법무부장관의 서명은 마치 승인이 없었던 것처럼 일부가 스티커로 가려져 있었다.

국제앰네스티 회원들의 구명운동이 그 저변에 커다란 힘을 형성하였던 것이고 이러한 노력들이 사형집행 저지의 성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김성만 님의 감사 서한 중

김성만님에 대한 ‘사형집행구신’ 서류

본 자료는 김성만 님에 대한 ‘사형집행구신’ 서류다. 이 서류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사형 집행을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사진을 보면 장관의 결재가 난 부분이 다시 흰색으로 덧칠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김성만 님은 자신의 사형 집행이 확정되었다가 앰네스티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 사형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Q. 지난 7월 대법원 무죄선고를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무죄 선고를 받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을 보내고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텐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어떠신가요?

사형수 시절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무기수 시절에는 국제앰네스티에서 받은 응원 덕분에 그나마 덜 힘들었습니다. 출소 이후에는 ‘간첩’이라는 죄명으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으며 완전히 벗어나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Q. 무기수 시절 국제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이 보낸 응원 중 기억에 남았던 편지나 선물이 있었나요?

많은 분들이 편지와 소포를 보내주시면서 저를 격려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항상 그 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특히 보내주신 분들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이 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주고받은 편지가 모두 기억납니다. 가끔 소포를 받기도 했는데요. 초콜릿, 사탕, 껌과 같은 간식을 많이 받아서 교도소에서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음악인 MC Solaar & Sai Sai는 1991년 당시 김성만 님의 석방 운동을 위해 음악 및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연대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를 포함해 다수의 국제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이 김성만님의 석방을 위해 연대했습니다.

Q. 1991년 국제앰네스티가 선정한 30인의 양심수로 선정되셨고, 국제앰네스티의 회원과 지지자분들이 석방을 위한 연대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이런 연대 활동이 김성만 님께는 어떤 의미였나요?

국제앰네스티의 이런 연대 활동은 감옥에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양심수’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행동이었습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이후에 국제앰네스티가 저의 사형이 잘못되었다는 긴급 행동(Urgent Action)을 펼쳤고 (미국 정부를 통해) 한국정부와 접촉을 해서 사형을 막았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이러한 노력이 저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생명의 의인이죠. 언제나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Q. 사형 제도에 대해 한국 사회에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저의 경우에는 정부가 사건을 조작해서 무죄인 사람에게 사형 판결을 내리고 집행까지 하려고 했습니다. 저의 사례만 봐도 사형제의 문제점과 맹점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김성만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김성만님

Q. 마지막으로 앰네스티는 탄원이라는 편지쓰기 활동을 통해 개인을 위한 구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 12월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해 편지쓰기 캠페인 Write For Rights 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인데요. 편지의 힘이나 국제적 연대에 확신이 없어 행동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 집행의 위기 순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인권운동, 서명운동, 편지운동 덕분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 덕분에 제가 죽지 않았습니다. 감옥에 있는 사람에게는 매일이 똑같은데, 편지는 단조로운 일상 중 즐거움을 주었으며 저의 행동이 정당했다는 격려와 위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편지는 분명히 힘이 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사형 제도가 폐지되지 않은 국가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사형 집행 재개 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올라오고 있기도 하죠. 그러나 인권적 관점에서 사형은 분명 국가가 자행하는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처벌이며 생명권을 침해하는 인권 침해적 형벌입니다.
2020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본 회의에서 한국은 사형 집행 중단을 요구하는 사형 집행 모라토리움(Moratorium on the use of the death penalty)에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한국은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하루 속히 사형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직원들과 함께 사형 폐지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김성만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직원들과 함께 사형 폐지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김성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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