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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한 여성 살해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멕시코 정부

한 멕시코 시위자가 세계 여성의 날 거리로 나와 멕시코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멕시코 시위자가 세계 여성의 날 거리로 나와 멕시코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여성 살해 사건Femicide, 페미사이드이 매년 다수 발생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살해된 것으로 기록된 여성의 수는 3,723명이다. 이중 무려 940건이 여성 살해 사건으로 수사되었다. 멕시코 32개주 중 여성 살해 사건이 없었던 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사법 제도의 결함으로 제대로 수사되지 않고, 사법 정의가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확인되었다.

국제앰네스티 신규 보고서 <시험대에 오른 정의: 멕시코 주 ‘여성 실종 후 살해 사건’ 수사의 실패>(Justice on trial: Failures in criminal investigations of feminicides preceded by disappearance in the State of Mexico)는 제목 그대로 멕시코 주 검찰청의 여성 살해 사건 수사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 검찰청의 수사에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당국의 나태함과 무관심 속에 관련 증거가 유실되고, 젠더적 관점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수사가 모든 측면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사법 절차를 방해하고 처벌 없이 사건이 종료되는 상황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여성 실종 후 살해 사건 중 상징적인 4개 사건에 대해 기록했다. 4개 사건은 다음과 같다:

  • 2004년 살해된 나디아 무시뇨 마르케스Nadia Muciño Márquez
  • 2015년 실종된 이후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어 유족들이 여성 살해 사건의 희생자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다니엘라 산체스 큐리엘Daniela Sánchez Curiel
  • 2017년 실종된 후 살해된 다이아나 벨라스케스 플로렌시오Diana Velázquez Florencio
  • 2018년 말 실종 후 살해된 훌리아 소사 콘데Julia Sosa Conde
세계 여성의 날 거리로 나와 멕시코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가 초록색 연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 거리로 나와 멕시코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가 초록색 연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보고서에는 여성 살해 사건 수사와 관련해 멕시코 주 검찰청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기록되어 있다.

결함 하나: 부실한 수사와 증거 훼손

주 정부는 범죄 현장을 제대로 감식하지 못했다. 또한 수집한 증거를 안전하게 저장하지 않거나 법의학 검사,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각종 데이터, 물적 증거와 증언 등이 유실되고 있었다. 이는 당국의 나태함도 있었지만 이러한 조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지 못한 점도 있었다. 업무량이 과도하고, 일부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물적 자원도 부족하다. 게다가, 수사를 위해 필요한 자원 중 일부를 직원들이 자비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무실 어디에도 증거물을 안전하게 저장할 곳이 없어, 증거 훼손과 파괴 위험 역시 높다. 관련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결함 둘: 젠더적 관점이 결여된 수사 체계와 수사관

정부는 다각도에서 조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젠더적 관점이 부족해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결국 희생자 유족(대부분 여성)이 직접 자신들의 시간과 돈을 들여 조사를 주도하게 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유족들이 이 사건을 상급기관에 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당국이 유족들을 위협하고 괴롭히기도 했다. 이와 같이 당국이 젠더적 관점을 적용해 사건을 온전히 수사하지 않는 것은 여성 살해 사건 수사 프로토콜을 위반하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연방 및 지역 정부의 최우선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한다

에디스 올리바레스 페레토Edith Olivares Ferreto 국제앰네스티 멕시코 이사장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며, 에디스 올리바레스 페레토Edith Olivares Ferreto 국제앰네스티 멕시코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주 정부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여성 살해 사건을 예방, 조사, 처벌해야 한다. 멕시코 주는 멕시코의 일부로서 멕시코가 당사국인 국제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벨렘 두 파라 협약Belem do Pará Convention,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미주인권재판소가 멕시코에 관하여 발표한,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규칙, 기준, 원칙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판결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성 살해 사건은 각 사건마다 희생자의 유족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유족들은 진실과 정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방법을 찾아다니녀야 하는 한편, 당국의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연방 및 지역 정부의 최우선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앞으로도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며, 진실과 정의,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닿을 때까지 지지할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국제앰네스티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To 멕시코 주 검찰청
젠더 기반 폭력 관련 범죄에 관해, 중앙 검찰청이 존엄한 업무 환경에서 본래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 및 재정적 자원을 보유할 수 있게 하고, 젠더적 관점에서 여성의 실종 및 살해 사건을 어떻게 수사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을 고안하고 진행하도록 보장하라.

To 멕시코 주 검찰청
멕시코 주 검찰청, 특히 젠더 기반 폭력 관련 범죄에 관한 중앙 검찰청이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인적 및 재정적 자원을 보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To 멕시코 주 검찰청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 특히 여성 살해 및 실종 사건에 관한 수사가 실패하는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이번 보고서에서 강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권고사항을 발표한다.

To 멕시코 주 검찰청
멕시코의 여성 살해 및 실종 문제의 규모와, 이러한 범죄 수사에 허점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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