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블로그

“당신의 싸움이 우리의 싸움입니다”-한국의 여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4월 11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3월 30일 서울에서는 1500여 명의 한국 여성들이 강추위를 무릅쓰고 낙태 비범죄화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했다.

한국은 강간, 근친상간 또는 여성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예외 상황에 해당되더라도 임신 24주 이내에 낙태가 이루어져야 하며, 기혼 여성일 경우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법적 금지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안전하지 못한 낙태 수술이 매일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낙태를 한 여성은 낙인이 찍히거나 수치를 당하며, 이 때문에 여성의 건강은 더욱 위태로워진다. 

3월 30일 서울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에서 여성들이 행진하고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의 여성들이 해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많은 국가에서 여성의 선택권을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아일랜드는 2018년 5월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을 폐지했고, 아르헨티나는 젊은 여성들이 여성 인권운동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켜, 낙태 비범죄화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끌어올렸다. 투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와 재생산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앰네스티는 4개국 출신 활동가들에게 한국 여성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했다. 활동가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아래에 소개한다.

 

아일랜드

아일랜드의 아만다 멜럿

2013년, 아만다 멜렛은 아일랜드의 낙태죄 문제를 유엔 자유권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로부터 2년 전, 아일랜드 의사들은 아만다에게 태아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결국 아만다는 임신을 중단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아만다에게는 견디기 힘든 상처로 남았을 경험이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아만다의 손을 들어줬고, 이 사건은 아일랜드에 변화를 일으키는 불씨가 됐다. 아만다는 이렇게 전했다.

“한국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모든 활동가 여러분, 여러분의 싸움이 곧 우리들의 싸움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성은 어디서나 억압적인 법의 피해자입니다. 아일랜드에서의 투쟁으로 배운 점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겁니다. 이제 사람들은 낙태 문제가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관점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아일랜드의 변화는 이렇게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으로 이룩한 것입니다.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던 날, 저는 커다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여러분들도 곧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변화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마세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루실라 갈킨

루실라 갈킨

세상 모든 여성들이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는 날까지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루실라 갈킨,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지부 활동가

아르헨티나의 마누엘라 피졸로루소

마누엘라 피졸로루소

전 세계 여성들은 누구나 자신의 신체에 대해 충분히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의 권리는 곧 인권입니다!”

마누엘라 피졸로루소,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지부 활동가

마누엘라 피졸로루소와 루실라 갈킨은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의 낙태죄 폐지에 관한 상원의회 표결을 앞두고, 수만 명의 시위대와 함께 상징적인 녹색 스카프를 매고 거리로 나섰다. 임신 초기의 낙태 합법화에 관한 상원 투표는 결국 부결되었지만, 활동가들이 보여준 엄청난 힘으로 아르헨티나 여성 인권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 마누엘라, 루시아와 같은 여성들은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 낙인을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앰네스티 아르헨티나지부의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법률 개정을 위해 계속해서 투쟁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다가스카르

음볼라티아나 라벨로아리미사(왼쪽)와 켐바 라나벨라 (오른쪽)

음볼라티아나 라벨로아리미사(왼쪽)와 켐바 라나벨라

음볼라티아나 라벨로아리미사와 켐바 라나벨라는 니핀아칸가(Nifin’Akanga)라는 마다가스카르 여성인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니핀아칸가는 유산을 유도할 때 주로 사용하는 약초의 이름이다. 낙태가 범죄화되면 여성들은 위험한 대체 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일깨워주는 부분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전했다.

“한국에 있는 자매와 형제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에서 여성인권 신장을 위한 투쟁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한국에서 마다가스카르까지,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유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졌습니다. 니핀아칸가의 활동가들은 한국에 있는 여러분께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 덕택에 우리도 기쁩니다. 이런 기념비적인 날, 여러분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냅니다. 여러분이 내딛는 한 걸음이 모두에게 싸움을 이어나갈 힘을 줄 것입니다.

마다가스카르는 낙태와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하여 낙태 범죄화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강간,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위험한 임신의 경우에도 여성의 권리는 철저히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마다가스카르 여성 10명 중 4명에 가까운 약 34%가 낙태를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현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투쟁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한국에 있는 여러분에게 축하를 보내고, 여성의 자유를 위한 우리들의 평범한 투쟁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폴란드

폴란드의 카롤리나

카롤리나는 폴란드의 “낙태 드림팀(Abortion Dream Team)”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다. 폴란드는 유럽에서 낙태를 가장 엄격하게 금지하는 국가 중 하나다. “낙태 드림팀”은 재생산권 활동을 벌이며, 낙태 관련법을 더욱 억압적으로 만들려는 폴란드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는 단체다. 카롤리나는 이렇게 전했다.

“안녕하세요! 낙태 비범죄화를 위한 여러분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낙태는 성생활의 일부입니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 점을 이해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사람들입니다! 좋은 사람들도 낙태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낙태하는 것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고 싶을 뿐입니다! 여러분의 활동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빕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폴란드에서 사랑을 전합니다!”

“Your fight is our fight” – messages to the women of South Korea

On 30 March more than a thousand South Korean women braved freezing conditions in Seoul to call for abortion to be decriminalized ahead of a Constitutional Court ruling expected on 11 April.
Abortion is banned in South Korea except in limited circumstances, such as rape, incest or where a woman’s health is in danger. Even in these instances abortions must be performed within the first 24 weeks of pregnancy, and married women need their husband’s permission. Despite the ban, clandestine and unsafe abortions take place every day in South Korea. Women and girls who have abortions face stigma and shame, which exacerbates the dangers to their health.
Things need to change – and we believe they can. Over the past year we have seen several countries take momentous steps towards recognizing women’s right to choose – such as Ireland, which overturned the de facto constitutional ban on abortion in May 2018, and Argentina, where a new wave of activism by young women placed the issue at the top of the political agenda. The struggle continues, but whichever way the court rules in South Korea, we want to remind women that demanding the freedom to make decisions about their own bodies and reproductive lives is nothing to be ashamed of.

We asked activists from four countries to send messages to the women of South Korea – here’s what they had to say:

IRELAND

In 2013 Amanda Mellet challenged Ireland’s abortion ban at the UN Human Rights Committee. Two years earlier, she had been told by the doctors in Ireland her baby would not survive and was forced to go abroad to terminate a pregnancy, which would have been unbearably traumatic. The Committee ruled in favour of Amanda, and her case paved the way for change in Ireland. She said:
“To all you campaigners in South Korea fighting for change in abortion legislation, please know that your fight is our fight. Women everywhere are affected by restrictive legislation, and one thing we learned in Ireland is that people respond compassionately when they are faced with the real stories of women in difficult circumstances. They begin to see that it is not a black and white issue, and also that their view may not be applicable to everyone. That is what worked in Ireland – telling our stories. And though it is painful, it is a powerful tool to get through to people. The day of the referendum result in Ireland, I felt such a weight lift off my heart. I hope you get to feel the same in April, but even if you don’t, keep fighting for change!”

Argentina
Manuela Pizzolorusso and Lucila Galkin work at Amnesty International Argentina. Last year they were among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who protested in the streets of Argentina ahead of a Senate vote on abortion, wearing iconic emerald green scarves. Although the Senate voted against legalizing abortion on demand in early pregnancy, the incredible wave of activism has sparked a new chapter for women’s rights in Argentina. Women like Manuela and Lucila are fighting to dismantle the stigma surrounding abortion and, along with the rest of Amnesty Argentina, are determined to keep fighting for a change in law.

Lucila said: “We will not stop fighting until every woman around the world has access to legal abortion.”

Manuela said: “Every woman in the whole world should be able to make an informed decision about her own body. Women’s rights are human rights!”

Madagascar
Mbolatiana Raveloarimisa and Kemba Ranavela work for a Malagasy women’s rights organization called Nifin’Akanga. Nifin’Akanga is the name of a herb often used to induce abortion – a reminder that when abortion is criminalized, women are forced to seek dangerous alternative options.
They said:
“Here is our message to our Korean sisters and brothers.
“What a joy to see this universal struggle for women’s rights advance. From Korea to Madagascar, the links that unite us are stronger than ever. The activists of the Nifin’Akanga movement congratulate you. We are proud of you. We are happy for you, we stand by you on this memorable day. One more step you have taken – a step that gives us the strength to continue.
“In Madagascar, the regulations concerning abortion have been hardened. Our country has taken a leap in criminalizing abortion even further. Even in cases of rape, incest or at-risk pregnancies, the woman’s right is completely violated.
“Recent studies have shown that nearly 34% of Malagasy women – nearly four in 10 women – have had an abortion. Yet our leaders continue to close their eyes.
“This is why we keep fighting!
“Congratulations to you and let our common fight to free women continue.”

Poland
Karolina is an activist with “Abortion Dream Team” in Poland, which has one of the most restrictive abortion laws in Europe. “Abortion Dream Team” is a movement that works on reproductive rights and is fighting against the Polish government’s attempts to make the law even more restrictive. Karolina said:
“Hi! I am sending you the words of solidarity and fully supporting your fight for decriminalization of abortion. Abortion is a part of our sexual life and it’s time for everyone to understand that. We are good people! Good people have abortions, good people support others in their abortions. And we just want our lives! Good luck with your work!!! I am keeping my fingers crossed for you and looking forward to hearing about your success :) love from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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