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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밝은 미래를 꿈꾸며: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이유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 수감생활을 했던 송인호씨와 히로카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히로카 쇼지(Hiroka Shoji) 동아시아 조사관

이런 날이 오기를 꿈꾸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 수감생활을 했던 송인호씨

송인호씨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연이은 감옥행에 종지부를 찍는 것도 가능해졌다.

송인호씨의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지도 모른다. 헌재 판결에 따라, 한국 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입법자들은 2019년 말까지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나 인호씨에게는 너무 늦은 판결이었다. 송인호씨는 사회에 봉사하려는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에 따라 병역 의무 이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2016년 8월 석방될 때까지 14개월간 수감 생활을 해야 했다.

 

종신형

인호씨를 비롯해 매년 수백 명의 한국 청년들이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부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교도소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양심을 거스르고 군에 복무할 것인지, 아니면 감옥에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놓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보통 18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게 되는데, 형사처벌 기록이 전과로 남아 사회에서 소외되면서 이들 중 많은 수가 형기를 마치고도 경제적·사회적 불이익에 계속해서 시달린다. 대부분 전과 기록 때문에 평생을 사회적 낙인이 찍힌 채 불이익 속에서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인호씨를 처음 만난 건 2014년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관해 조사하고자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지난 수년 동안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은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범죄화 중단을 위해 활동해 왔다. 앰네스티는 개인별 사례를 통해 현 상황을 알리고, 헌법재판소에 관련 사안에 관한 법적 견해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캠페인을 통해 전세계 100개국 이상의 앰네스티 지지자들이 국방부장관에게 이 청년들의 고통을 끝내라고 촉구하는 등 국제앰네스티의 세계적인 저력이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의 옹호 활동과 국제적 연대 활동에 더불어 유엔 전문가들 역시 힘을 보탰다. 국제앰네스티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캠페인이 시작된 지 6개월 후인 2015년 11월, 유엔 인권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병역을 거부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즉시 모두 석방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2016년, 수감 중이던 백종건씨가 내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가 남아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종건씨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힘든 시간 중에도 앰네스티의 도움을 받은 것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각자의 노력과 도전이 당장은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겠지만,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고 결국 그 움직임들이 모여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가 남아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백종건씨

 

행동해야 할 때

한국 정부는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로 한국 정부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에서 명시한 사상과 양심·종교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이러한 관행을 끝낼 기회를 얻었다. 국제법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어떠한 법적 또는 그 외의 제재도 받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에 남겨진 문제는 여전히 많다. 대상자의 대체복무제도 적합 여부를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평가할 것인가? 대체복무제도가 군이 아닌 민간 통제 하에 운영된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 정부는 대체복무를 요청한 사람이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는가? 앞서 형이 선고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전과 기록은 말소될 것인가?

우리가 정부의 행동을 기다리는 사이, 변화는 이미 다른 곳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 2015년부터 하급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상대로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80여 명 이상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헌법재판소가 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린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타당한 이유 없이 입대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에 처한다고 명시한 현행 병역법에 대해서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병역법은 개정 없이 현행대로 유지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앞으로 한동안은 여전히 감옥에 보내질 수 있다.

이제 세간의 이목은 대법원에 쏠리고 있다. 양심에 따라 군복무를 거부한 사람들의 처벌을 두고 오는 2018년 8월 30일 대법원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법원 심리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 정부에게 남은 길은 하나뿐이다. 한국의 국제법적 의무를 지체 없이 이행하고, 병역 의무를 대신할 순수한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 제도를 도입하고, 감옥살이로 삶이 황폐화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전원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호씨는 최근 헌재 판결이 나온 이후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제게도 꿈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미뤄 두고 있었어요. 제 전과기록 때문에 실현될 수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이제는 저도 그 꿈을 다시 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모든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다시 꿈꿀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A brighter future: Why conscientious objectors in South Korea can dream again

By Hiroka Shoji, East Asia Researcher
“I dreamt about this day but never imagined it would come so quickly,” Song In-ho told me last month, following a decision by South Korea’s Constitutional Court that could see an end to the imprisonment of conscientious objectors in the country.
His wish may soon come true. After the ruling, the government must introduce an alternative service of a civilian nature for conscientious objectors, and lawmakers are obligated to change the law by the end of 2019.
However, the decision didn’t come quickly enough for In-ho. Before his release in August 2016, he spent 14 months in prison for refusing compulsory military service on the grounds of conscience, despite his willingness to serve the community.

Life sentence
In-ho is one of the hundreds of South Korean men, mostly in their early 20s, jailed each year for objecting to military service due to their beliefs. They have faced an impossible choice: either serve in the military against their conscience or go to prison.
Outcast and saddled with criminal records, many face economic and social disadvantages that last far beyond their typical 18-month jail terms. Very often their criminal records can result in a “life sentence” — life-long social stigma and disadvantages.
I first met In-ho in 2014 while carrying out research on conscientious objectors in South Korea. Over the years, Amnesty’s supporters, along with other civil society organizations, have campaigned to end South Korea’s criminalization of conscientious objectors. We highlighted the situation through individual cases and provided legal opinion to the country’s Constitutional Court.
This work has helped to generate much needed attention to this issue both domestically and internationally. The campaign underscored the global strength of Amnesty, with supporters from more than 100 countries around the globe urging the Minister of National Defence to end the suffering of these young men.

Our advocacy efforts and international solidarity were reinforced by calls made by experts at the United Nations. In November 2015, six months after the launch of our campaign, the UN Human Rights Committee once again urged the South Korea government to “immediately release all conscientious objectors condemned to a prison sentence for exercising their right to be exempted from military service”.
I still remember the words of Baek Jong-keon, who sent me a letter while he was detained in 2016. He was stripped of his licence to practice law because of his criminal record for being a conscientious objector. He wrote: “During my struggles, Amnesty’s help is a memorable event for me. Each effort and each attempt seem no point at that time, but they make a little move, and finally the moves have gathered and made the change.”

Time to act
The government must now act. This ruling provides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with an opportunity to end this grave violation of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enshrined in Article 18 of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Under international law, conscientious objectors should not suffer any legal or other penalty.
Yet, there are many remaining questions for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Who will assess whether someone is qualified for alternative service and through what sort of process? Will alternative service be guaranteed to fall under civilian not military control? Can the authorities ensure that no one will be disadvantaged for seeking alternative service? Will previously sentenced conscientious objectors have their criminal records cleared?

While we wait for the government to act, change is already happening elsewhere. Since 2015, lower courts have frequently acquitted conscientious objectors, with more than 80 conscientious objectors receiving non-guilty decisions.
There is much to celebrate in the long-awaited decision from the Constitutional Court. However, the Court also ruled that the Military Service Act, which imprisons those who fail to enlist without justifiable grounds, does not violate the Constitution. The Military Service Act remains unchanged and, for the time being at least, conscientious objectors can still be jailed.
Attention now shifts to the Supreme Court, which is scheduled to hold a public hearing on 30 August 2018 on the punishment of those refusing military service on grounds of conscience.
Irrespective of the outcome at the Supreme Court, there is only one road ahead for the South Korean government: it must comply with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without delay, introduce a genuine civilian alternative to compulsory military service and release all conscientious objectors whose lives are being wrecked by imprisonment.
In-ho told me after the recent ruling: “My dreams have been put on hold throughout my life – because I knew they cannot come true due to my criminal record. Maybe now I can get those dreams back.”
It is time for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to ensure all conscientious objectors can dream again.

중국: 굴리게이나를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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