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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이 가족 상봉에 도움되길 바라는 어느 북한 아버지의 이야기

이태원(29세)씨가 아내 구정화(24세)씨와 담소를 나누던 즐거운 시간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4일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갑자기 중단됐다. 중국 선양에 있던 정화씨와 네 살 난 아들 지훈(가명)군이 중국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이태원씨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머지않아 한국에서 가족들과 재회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24세 정화씨는 중국에 도착한 지 2주 만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 북한에서 합법적인 허가 없이 해외로 떠나는 것은 반국가적 범죄이기 때문에, 정화씨는 강제노역과 고문으로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었다.

태원씨는 2년이 넘도록 정화씨와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결국 정화씨는 태원씨와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오던 중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

끔찍하게도 네 살짜리 아들 지훈군 역시 “연좌제”에 따라 어머니 정화씨와 함께 노동교화소로 가게 될 위험에 놓였다.

이태원씨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이태원씨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마지막 통화

 

아내는 마지막으로 제게 전화를 걸고, 경찰에 끌려가는 중이라고 말했어요. 가족의 소식을 들은 건 그게 마지막이었죠.”

지난 주 천안 자택에서 만난 태원씨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전했다. “두 사람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걸 막을 방법이 전혀 없었어요.”

2015년, 태원씨는 혼자서 한국으로 향하는 위험한 길을 떠났다. 그는 아내와 아이를 북에 두고 와야 했던 것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현재 태원씨는 한국에 정착해 대형 전자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족이 없으니 너무 외로웠어요. 아내와 아들이 정말 보고 싶었죠. 저는 함께 가자고 했지만 그때 아내는 차마 탈북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브로커를 고용해서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았죠.” 태원씨는 그렇게 회상했다.

2017년 10월 중순, 정화씨는 태원씨와 다시 만나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똑같이 위험한 여정을 떠났다. 중개인의 도움을 받아 중국 국경을 넘은 그들은 연길이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정화씨가 중국에 들어온 덕분에, 부부는 2년만에 처음으로 마음껏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서로 너무 보고 싶어서 매일 다섯 시간씩 영상 통화를 했어요. 가족들 얼굴을 보니 더 빨리 만나고 싶었죠.”

정화씨가 연길에서 머무는 2주 동안 부부는 매일 전화로 대화를 나눴고, 함께 한국에서 보낼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웠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기대에 부푼 때도 잠시, 정화씨와 아들은 더 깊숙한 내륙 지역인 인근의 대도시 선양으로 향했다가 중국 경찰에 붙잡혔다.

중국 정부는 2017년 11월 17일 정화씨와 아들을 북한에 송환했다. 두 사람은 12월 초까지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인 신의주에 구금되어 심문을 받았고, 이후에는 고향인 회령의 국가안전보위부로 이감됐다.

지훈군은 구금 20일만에 집에 있는 할머니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지훈군은 손과 발에 동상이 걸린 상태였다. 정화씨는 여전히 구금되어, 언제든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질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태원씨는 사랑하는 정화씨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한국의 언론과 각국 대사관에 정화씨의 절박한 상황을 알렸고, 앰네스티에도 연락을 취했다.

구정화씨와 네 살 난 아들 지훈군의 모습.

구정화씨와 네 살 아들 지훈군의 모습. 정화씨는 한국에 있는 남편 이태원씨와 다시 만나기 위해 북한을 떠났다가 붙잡혀 강제 송환됐다.

“언론과 대사관에 우리 가족의 사연을 호소했어요.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국제 단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태원씨는 그렇게 설명했다.

곧 전 세계의 앰네스티 지지자들이 북한 정부에 정화씨의 석방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압력이 계속됐지만, 아무 소식도 없이 수 개월이 흘렀다.

지난 3월 1일, 실낱 같은 희망이 찾아왔다. 정화씨가 구금된 지 3개월만에 석방된 것이다. 석방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원씨는 국제적인 압력이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안심

“아내가 석방되었다니 정말 마음이 놓여요. 친구들도 모두 깜짝 놀랐어요.” 태원씨가 말했다. “북한 정권은 주변의 평판을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독재 정권이기는 하지만 지구상에 북한만 있는 건 아니죠. 국제적인 노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믿어요.”

하지만 태원씨는 여전히 앞날이 걱정스럽다. 아내와 아들이 한때 보금자리였던 아파트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지금은 비좁은 친정집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 말로는, 아내가 구금되어 있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하더군요. 아들은 돌아온 엄마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대요. 가족들은 힘들게 살고 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지난 10월, 부부가 마음껏 서로 대화할 수 있었던 때가 이제 머나먼 기억처럼 느껴진다. 아내와 소통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북한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어 있는 국가로 꼽힌다. 북한사람의 대다수는 인터넷이나 국제 휴대전화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아내와는 연락이 끊겼어요. 가족들과 친구들이 정말 걱정돼요.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저와 연락하는 것이 들통나면 처벌받을 것이 분명해요. 정치범 수용소나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지겠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희망

태원씨는 외롭고 걱정되는 마음 속에서도 북한과 미국의 이번 정상회담으로 더 밝은 미래가 찾아올 수 있기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아주 커요. 두 국가 정상이 핵 폐기에 동의하고, 북한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라요.”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도 있겠죠. 그럼 저도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고요. 저는 아내와 아들을 다시 만난다는 꿈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요.”

A North Korean father hopes President Trump will help reunite his family

Lee Tae-won’s joy at chatting with his wife Koo Jeong-hwa soon turned to despair. The couple’s telephone conversation on 4 November last year was cut short when Chinese police seized Jeong-hwa and their four-year-old son Ji-hoon* in Shenyang, China.

Tae-won, 29, had good reason to be fearful. Any hope his wife and their son would soon join him in South Korea to start a new life had vanished.

A fortnight after arriving in China, Jeong-hwa, 24, was facing the real prospect of being forcibly returned to North Korea. Because she had left her home country without a legal permit – a crime against the state in North Korea – she faced a life sentence in one of the country’s political prison camps, notorious for forced labour and torture.

Horrifically, four-year-old Ji-hoon was also at risk of being sent to the prison camp with his mother, due to “guilt-by-association”.

Last phone call
“My wife had a last call with me, saying she was being taken by police. That was the last contact I had with my family there,” Tae-won told Amnesty last week from his home in Cheonan, South Korea. “There was almost nothing I could do to stop them being sent back to North Korea.”

In 2015, Tae-won, had himself undertaken the risky journey to South Korea. He was distraught at having to leave his wife and child behind in the North. He is now settled in South Korea and works for a major electronics company.

“I felt very lonely without my family. I really missed my wife and son. I asked her to join me but she was too afraid to leave North Korea. I worked hard to save money to pay brokers to help bring my family here,” recalled Tae-won.

In mid-October 2017, Jeong-hwa set off with their son on the same perilous journey to be reunited with her husband. With the help of the broker, they were smuggled across the Chinese border to a city called Yanji.

With Jeong-hwa in China, the couple could talk freely over the phone for the first time in more than two years.

“We missed each other so much that we talked through video calls for at least five hours a day. When I saw the faces of my family I wanted them to join me quickly,” said Tae-won.

For two weeks, the couple spoke every day while she was in Yanji and made plans for their future together in South Korea. They were anxious to see each other soon, but the police got hold of Jeong-hwa and her son once they travelled further inland to Shenyang, a major city nearby.

The Chinese authorities sent Jeong-hwa and her son back to North Korea on 17 November 2017. They were detained and interrogated in Sinuiju, a city on the Korean-Chinese border, until early December. Then they were moved to a detention centre in Hoeryeong, their home town.

Ji-hoon was sent home to his grandmother after 20 days because the detention facility said it could not take care of him. He was suffering from frostbite on his hands and feet. Jeong-hwa remained behind bars, still facing the risk of being sent to a political prison camp.

But Tae-won had not given up on freeing the woman he loved. He raised her desperate plight with media and embassies in Seoul. He also contacted Amnesty.

“We told the media and the embassy about what happened to my family. We learned that there are international organizations who can help us,” explained Tae-won.

Soon Amnesty supporters from across the world were urging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to free Jeong-hwa. Despite the international pressure, months passed with no news.

Then on 1 March, there was a rare glimmer of hope as Jeong-hwa was released after three months in detention. It is not known why Jeong-hwa was released, but Tae-won believes the international pressure was an important factor.

Relief

Tae-won still worries for the future. His wife and son no longer live in the apartment they once called home, but now stay in cramped conditions with her mother.

“Friends told me that my wife is suffering from malnutrition because she did not get enough food in detention. My son didn’t even recognize his mother’s face [when she returned]. They are struggling but I can’t help them at all.”

That fortnight last October when the couple could chat freely seems a distant memory now. Communication with his wife has become almost impossible. With severe restrictions on contacting the outside, North Korea remains one of the most isolated countries in the world. The vast majority of people have no legal access to the internet or international mobile phone services.

“I have lost contact with my wife. I worry so much about my family and friends. I know they will be punished by state security if they’re caught using mobile phones to talk with me. They’d be sent to a labour or political prison camp.”

Hopes for US talks

Tae-won struggles with feelings of anxiety and loneliness, yet he still hopes the talks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SA will result in a brighter future.

“I have high expectations of the summit meeting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S. I hope the leaders agree to abandon nuclear weapons. I hope it creates an opportunity to improve the lives of North Koreans.

“If the talks are successful maybe we could visit the North and South freely. I could be reunited with my family. I haven’t abandoned my dreams to see my wife and son again.”

*Ji-hoon is a pseudon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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