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뉴스

“당신 동생은 죽었다” 미얀마 군인이 말했다

티라나 하산(Tirana Hassan)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국장

(이 글은 워싱턴포스트에 동시게재되었습니다.)

길고 비탈진 콕스 바자르Cox’s Bazar해변의 모래사장을 지나 어촌 마을 샴라푸르Shamlapur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더욱 커져만 간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낡은 배가 수만 명의 사람을 실어나르고 있다. 그들은 모두 녹초가 되어 배에서 내린다. 미얀마에서 나프Naf강을 따라 여기까지 고된 여정을 떠난 사람들이다. 고달픈 심신과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은 채, 이들은 어디든 머무를 곳을 찾는다. 한 학교를 찾았더니, 수백 명이 침묵 속에 모여 있었다. 그중 어린아이가 절반이지만 울음소리, 웃음소리 한 번 나지 않았다. 젖먹이조차도 기력을 잃은 채로 죽은 듯이 조용했다.

불과 2주 만에 로힝야 주민 37만여 명이 미얀마의 라킨Rakhine 주에서 방글라데시로 위험한 여정을 떠났다. 이들 중 80%가 여성과 어린이다. 로힝야 반군의 공격으로 미얀마 측 사망자 12명이 발생했고, 이에 보복하려는 미얀마군이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주민들은 공황에 빠진 채로 집을 버리고 피난을 떠났다. 미얀마군의 보복행위는 정도를 지나쳤고 합법적인 행위도 아니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가 지난 5년간 이 분쟁지역에서 벌어진 폭력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번 폭력은 최악의 수준이다.

미얀마 정부는 이번 사태에 관련해 독립적인 취재를 철저하게 차단했다. 그러나 위성사진을 통해 가옥 수백 채가 불타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로힝야 무장단체가 직접 불을 질렀다는 보고도 입수했지만, 대다수는 미얀마군이 의도적으로 방화한 것이었다. 미얀마의 지역 자경단원들이 집합해 마을 전체를 포위했다. 당시 생존자가 직접 전해준 바에 따르면, 미얀마군이 도착하자 군인들은 허공에 총을 발사하며 정부군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자경단원들은 각목과 쇠막대기, 장검을 휘두르며 마을을 점령했다. 도망치는 로힝야 사람들은 군이 사살했다.

라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절제된 진압 작전이 아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민족과 종교만을 이유로 로힝야를 노리는 인종학살ethnic cleansing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법률용어로 말하자면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다. 미얀마에 있는 로힝야 총인구수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것도 마찬가지다.

로힝야가 이처럼 안타까운 상황에 부닥친 것은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존엄성을 박탈하는 차별적인 제도에 그 원인이 있다.

티라나 하산Tirana Hassan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국장

내가 이곳에 도착한 첫날과 반나절 동안 기록한 총상만 15건이다. 그중에는 한 사람이 상체와 배, 양팔에 모두 중상이나 치명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달려왔지만, 그들도 마찬가지로 공격을 당했다.

마웅다우Maungdaw에서 온 카람Karam이라는 청년과 면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의자에 앉기도 힘들어서 불편한 몸을 계속 움찔거렸다. 그의 상처는 채 아물지도 않은 상태였다. 카람은 입고 있던 미얀마의 남성용 전통복인 렁기를 들어올렸고, 그의 양쪽 다리에는 완벽하게 대칭되는 모양으로 멍이 들어 있었다. 17살 남동생을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폭행을 당한 것이다. 그의 동생은 도망치려다 미얀마군에게 등 뒤에서 총을 맞았다.

어찌나 세게 얻어맞았는지, 카람의 다리를 때린 쇠몽둥이와 각목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정도였다. 그는 갈비뼈가 부러져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결국, 카람은 그를 쫓아오는 무리로부터 가까스로 동생을 데리고 탈출할 수 있었다. 다른 로힝야 사람들이 이들 형제를 도와줬고, 방글라데시 쪽에서 치료를 받을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동생은 결국 강을 건너던 도중 숨을 거뒀다.

이런 증언은 안타깝게도 이제 방글라데시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1978년 이후, 군의 공격으로 집을 버리고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오는 로힝야 난민들의 행렬은 끊일 날이 없었다. 일말의 안전과 존엄이라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 것이다. 유엔난민기구가 운영하는 수용소는 진작에 가득 차버린 지 오래다. 임시 보호소에서 잠만 자려고 해도 이미 수용 한계 인원을 한참 초과했다. 이제 막 도착하는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난민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12월 보고서를 준비하며 접했던 이야기와 놀랄 만큼 똑같다. 로힝야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공격이 반인도적 범죄에까지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던 그 보고서다.

모하메드는 탈출을 시도하다 다리에 총을 맞았다.

모하메드는 탈출을 시도하다 다리에 총을 맞았다.

이번 사태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되어 온 것이다. 로힝야가 이처럼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것은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존엄성을 박탈하는 차별적인 제도에 그 원인이 있다. 미얀마는 1982년 시민권법을 시행하면서 로힝야로부터 누구나 당연히 누릴 수 있는 모든 기본권을 박탈했다. 로힝야를 비롯한 미얀마 내 소수민족들은 제도적으로 소외당했다. 미얀마 사회는 오래전부터 분열되고 있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폭력 사태로 나타난 것이다.

아웅 산 수치가 정권을 잡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 오만한 군부가 여전히 주요 정부 기관 및 국회 의석의 4분의 1, 국내 치안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는 동안, 아웅 산 수치는 그 그림자에서 시간을 가지고 인내할 것을 요구받을 뿐이다. 그러나 로힝야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다. 아웅 산 수치는 자신의 명백한 도덕적 책임을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다. 고통 속에 시달리는 로힝야를 옹호하거나, 차라리 침묵하기는커녕, 그녀는 한때 권위 있던 자신의 목소리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폭력 행위를 옹호하기를 택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테러리스트’를 원조하고 있다”고 그들을 비방하면서, 정작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는 부정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대부분 미얀마군에 있다. 군은 로힝야 전체를 처벌하는 정책을 승인하고 시행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군이 저지르는 만행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나서지 않는 한, 또다시 가옥 수백 채가 불에 타고, 더 많은 난민이 피난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떠난 난민 중 하나인 모하메드는 왼쪽 다리에 박힌 총알 자국을 보여주었다. 탈출을 시도하려다 총을 맞은 것이다. 숲속에 몸을 숨긴 채, 그는 군인들이 동생의 손목을 등 뒤로 꺾어 묶는 모습을 목격했다. 얼마 후, 모하메드는 동생의 안부를 확인하려고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것은 군 장교였다. “네 동생은 죽었다. 그만 숨고 나와서 시신을 가져가라.” 국제사회가 바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얀마의 로힝야 주민들에게 남는 것은 가족들의 시신과 폐허로 변한 집터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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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학살’ 당하고 있는 로힝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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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brother has been killed,’ the Myanmar soldier said. ‘You can come out of hiding and take him.’

As you approach the fishing village of Shamlapur, near the long, sloping sand beach of Cox’s Bazar, the sense that something is wrong grows. Tens of thousands of exhausted people step out of ramshackle boats that have carried them across the Naf River after an arduous journey from Myanmar. Weary and traumatized, they seek shelter anywhere they can — in one school I entered, hundreds, about half of them children, had gathered in silence. There wasn’t a cry or a laugh; even the babies were listless and deathly silent.

In just over a fortnight, around 370,000 Rohingya, 80 percent of them women and children, have hazarded the journey from Myanmar’s Rakhine state to Bangladesh. They left their homes in panic, fleeing the military’s campaign of punitive reprisals in response to a series of attacks by Rohingya insurgents that killed 12. The Myanmar military’s retaliation bears no sense of proportion or legality. The violence is the worst that Amnesty International and other human rights groups have documented in this troubled region over the past five years.

The Myanmar authorities have gone to great lengths to prevent independent reporting on the crisis. But satellite images reveal fires that have consumed hundreds of homes. There are credible reports that the Rohingya armed groups sparked some fires of their own, but the vast majority of the homes were targeted and torched by the Myanmar military. Rallying local groups of vigilantes, they encircled entire villages. When the military approached, the survivors of the attacks told me, the soldiers would fire into the air, announcing their arrival. Brandishing wooden sticks, metal poles and long knives, the vigilantes laid siege to the villages. When people tried to flee, the military fired on them.

What is unfolding in Rakhine state is not a careful counter-insurgency operation. What we are seeing can be described as ethnic cleansing, with the Rohingya targeted for their ethnicity and religion. In legal terms, these are crimes against humanity that include the forced displacement of a quarter of all of Myanmar’s Rohingya under violent conditions.

The plight of the Rohingya is anchored in a system of discrimination that has denied them recognition and dignity.

Tirana Hassan, Amnesty International crisis response director

Of the 15 cases of bullet wounds and fatalities that I documented within the first day and a half of arriving here, all but one person was struck in the upper body, torso and arms, causing serious or fatal injuries. When others rushed to help the wounded, they, too, came under attack.

When I sat down to speak to Karam, a young man from Maungdaw, he flinched with discomfort when he tried to settle down into a chair. The wounds he carried were still fresh. He lifted his lungi, a traditional outfit worn by men in Myanmar, to reveal a perfectly symmetrical bruise across his legs. Karam was beaten for trying to rescue his 17-year-old brother, who had been shot in the back by security forces as he tried to flee.

The blows that Karam suffered were so forceful that they left a deep imprint of the metal rods and wooden sticks used to strike his legs. His cracked ribs made it difficult for him to breathe. Karam managed to escape the mob chasing him, taking his brother with him. A group of other Rohingya men tried to help them, with the hope of finding medical attention on the Bangladeshi side. Karam’s brother never made it, dying as they crossed a nearby river.

Such testimonies have become depressingly familiar in Bangladesh. Since 1978, successive waves of Rohingya refugees have abandoned their homes amid attacks from the military, to make a desperate journey in the elusive search for safety and dignity. The camps run by the U.N. refugee agency filled up long ago. Even the makeshift shelters where others sought a place to sleep are swollen to capacity. For the new arrivals, there is no obvious place to go. The stories they tell are chillingly consistent with what Amnesty International documented last December, when we concluded that the systematic attacks on the Rohingya amounted to crimes against humanity.

This isn’t a new crisis. It has been decades in the making. The plight of the Rohingya is anchored in a system of discrimination that has denied them recognition and dignity. Myanmar’s 1982 citizenship law stripped them of the rights everyone should be able to take for granted. The Rohingya, and other ethnic minorities in Myanmar, have been systematically marginalized. In Myanmar, society has long been fractured. The violence we see now is the result.

Aung San Suu Kyi may be in government, but she is not in control. She has asked for time and patience, working in the shadow of an overweening military that still controls key ministries, a quarter of parliament and internal security. The Rohingya, however, do not have time. Aung San Suu Kyi bears a clear moral responsibility that she has long abdicated. Far from speaking out in defense of the suffering Rohingya, or even remaining silent, she has chosen to lend her once authoritative voice as cover for the abuses that are taking place. She has maligned humanitarian workers, accusing them of aiding “terrorists,” while denying the human rights violations that are taking place.

The responsibility for this crisis lies principally with the Myanmar military, which has authored and executed a policy of punishing the entire Rohingya community. They must be held accountable for the crimes they have committed. Unles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decisively addresses what is happening at their hands, there will be nothing to stop hundreds of more homes from being torched, forcing ever more people to flee.

One of them, Mohammed, showed me a bullet wound in his left leg. He was trying to escape when he was shot. Hiding among the trees, he saw soldiers tie his brother’s hands behind his back with string. Later, Mohammed later called his brother’s phone to see whether he was okay. A military officer answered, saying, “Your brother has been killed. You can come out of hiding and take him.” Unles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cts now, all that will be left for the Rohingya in Myanmar will be the bodies of the dead and the ruins of their homes.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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