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뉴스

일본, 사형수로 40년을 보낸 한 사람 이야기

일본의 느린 형사사법제도로 많은 사형수들이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Amnesty International

1961년 3월 어느 날 저녁, 일본 중부 쿠즈오 마을에 사는 30대 중반의 농민 오쿠니시 마사루는 지역회관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했다.

그날 밤 지역회관에 모인 사람 중에는 오쿠니시의 아내와 정부가 포함되어 있었다.

여성들은 오쿠니시가 가져온 와인을, 남성들은 사케를 마시고 모두 함께 앞으로의 친목 도모를 위해 건배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잘못되기 시작했다. 한두 잔 마시고 나자, 오쿠니시의 아내와 정부, 다른 마을 여성 3명은 갑자기 속이 거북함을 느꼈다. 정신 없이 의사를 불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 5명은 곧 숨지고 말았다. 다른 여성 12명의 몸 상태도 심각히 나빠졌다.

다음 날 아침, 오쿠니시는 지역 경찰서로 연행됐다. 5일간 변호사도 없이 혹독한 심문이 진행됐고 4월 3일 아침 경찰은 결국 강제로 자백을 받아냈다. 오쿠니시는 여성 5명을 살인한 혐의로 공식 기소됐다.

검사 결과 와인에 농약이 섞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쿠니시가 농약을 넣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쿠니시는 이후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폭로하며 자백을 철회했다.

1964년 일본 츠지방재판소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오쿠니시에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969년 나고야지방고등재판소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사형을 선고했으며, 1972년 최고재판소 역시 고등재판소의 판결 내용을 확정했다.

현재 오쿠니시는 일본 중부 나고야 교도소의 독방에 구금돼 있다. 이제 80대에 들어선 오쿠니시는 구금된 채로 45년 이상을 보냈으며, 그 중 40년을 사형수로 지냈다. 6차례에 걸친 오쿠니시의 재심 요청은 모두 기각됐다.

2005년 4월, 나고야고등재판소는 오쿠니시의 결백을 입증할만한 새 증거가 나타났다며 재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측의 문제제기로 나고야고등재판소는 2006년 12월 재판 재개 결정을 번복했다. 최고재판소가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면서 나고야고등재판소는 2011년 10월 화학적 증거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고, 재심 청구와 관련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17년째 오쿠니시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토 카즈코는 도쿄에서 진행된 국제앰네스티 인터뷰에서, 나고야고등재판소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오쿠니시가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변호

일본 시민단체 휴먼라이츠나우(Human Rights Now)의 사무국장이기도 한 이토는 오쿠니시 사건이 결함이 있는 일본 사법제도에 휘말리고 만 선량한 개인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이토는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도 없이 49시간을 구금돼 있어야 했다. 이처럼 가혹한 상황에서 오쿠니시는 강압에 의해 자백을 해야 했고 이 자백이 오쿠니시의 유죄를 입증하는 유일한 증거”라고 말했다.

사형집행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일부 사형수는 경찰 심문 과정에서 범행사실을 강제로 ‘자백’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그러나 재심을 받고 풀려난 사형수는 단 4명에 불과하다.

일본의 형사사법제도는 속도가 더디기로 악명이 높은 탓에 사형수들은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3월 5일 현재 일본의 사형수는 132명이며 모두 독방에 수감돼 있다.

수감자들 중 많은 수가 수면제에 의지해 독방 생활을 견디고 있으며 구금된 환경 탓에 정신질환을 겪는 수감자도 많다고 한다.

오쿠니시는 어떻게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토는 “오쿠니시는 아주 강인한 사람”이라며 “수 년을 투쟁해 온 그의 존재이유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는 것뿐이다.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결심에서 오쿠니시는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고 말했다.

오쿠니시의 여동생이 자주 면회를 오지만 그의 자녀들은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이토는 오쿠니시가 곧 무죄로 풀려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악랄한 범죄는 결백한 사람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다. 이 사건을 맡기로 결심한 것도 이 같은 불의의 범죄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토는 덧붙였다.

사형제도 연구

2011년 일본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2010년, 치바 케이코 전 법무장관은 법무부 내에 연구그룹을 결성해 처벌형태로서의 사형제도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고, 도쿄교도소 사형집행장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함으로써 사형제도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히라오카 히데오 전 법무장관은 사형집행영장 승인을 여러 차례 거부했지만, 올해 1월 그를 대신해 새로 임명된 오가와 토시오 법무장관은 사형집행영장을 승인하는 것도 법무장관의 업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이다.

여론조사 결과1995년 도쿄지하철 테러사건 이후 사형제도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토 카즈코는 “당시 사건 이후 일본 대중들은 매우 불안해하며 범죄에 대해 더욱 엄격한 태도를 취하게 됐다. 일본에서 사형제도가 나쁘다는 사실을 설득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살인한 사람은 죽어도 싸다’는 게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예를 보면 사형제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사형제도의 현실을 알리는 데는 정치적 지도력이 필수적이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의 사형제도의 현실이란, 매우 비인도적이고 독단적이라는 점, 다른 형벌에 비해 범죄 억제효과가 월등하지 못한 점, 돌이킬 수 없는 형벌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이다.

전세계 2/3 이상의 국가가 이 점을 고려해 법적 또는 사실상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있다.

영어 전문 보기

Japan: 40 years on death row

27 March 2012

An evening in March 1961, in the central Japanese village of Kuzuo: Masaru Okunishi, a farmer in his mid- thirties, attended a meeting at a local community centre.

Among those gathered that night at the community centre were Okunishi’s wife – and his mistress.

Wine was served to the women, which Masaru Okunishi had carried to the meeting. The men drank sake and everyone toasted to success for their further networking.

But suddenly the evening started to go wrong. After a glass or two, Okunishi’s wife, his mistress and three other local women suddenly felt unwell. A doctor was frantically summoned, but the five women died shortly afterwards. Twelve other women were taken seriously ill.

The next morning, the farmer was brought to the local police station. No lawyer was present during five days of intense interrogation and by the early morning on 3 April the police had forcibly extracted a confession. Okunishi was formally charged with the murder of the five women.

Tests showed the wine was laced with agricultural chemicals, but no evidence was found proving that Okunishi had poisoned it. Masaru Okunishi later retracted his confession, saying he was forced to confess.

In 1964, the Tsu District Court acquitted Okunishi, citing a lack of evidence. But the prosecution appealed the verdict. The Nagoya High Court revoked the lower court decision and sentenced him to death in 1969 – a decision upheld by the Supreme Court in 1972.

Today, Okunishi is in solitary confinement in a detention centre in the central Japanese city of Nagoya. Now in his eighties, he has spent more than 45 years in custody, 40 of these on death row. He has had six appeals for a retrial rejected.

In April 2005, the Nagoya High Court decided to reopen the trial, citing new evidence that could prove his innocence.

However, following a challenge brought by the prosecution the Nagoya High Court reversed its decision in December 2006. The Supreme Court then referred the case back to the Nagoya High Court, which ordered testing of the chemical evidence in October 2011 and is expected to rule in relation to the request for retrial.

If the court opts for a retrial, Okunishi’s chances of acquittal are good, says Kazuko Ito, his lawyer of 17 years, speaking to Amnesty International from Tokyo.

Vindication

Ito, who is also the Secretary General of the Japanese NGO Human Rights Now, believes Okunishi’s case is typical of an innocent individual caught up in Japan’s flawed justice system.

“He was taken into custody for 49 hours without sufficient sleep or rest. Those are harsh conditions. He was forced to confess and that confession is the only evidence against him,” she says.

Several death row inmates in Japan were allegedly forced to “confess” to a crime during police interrogations. Despite this, only four convicted death row inmates have been retried and freed in Japan.

Japan’s criminal justice system is notoriously slow and the majority of prisoners sentenced to death are condemned to spend the rest of their time under inhumane conditions. As of 5 March, 132 prisoners were on death row in Japan – all are kept in solitary confinement.

A number of prisoners reportedly survive the isolation through reliance on sleeping pills and many suffer from mental disabilities due to the conditions under which they are detained.

So how has Okunishi managed to stay sane?

“He’s a very strong person,” said Ito.

“He’s been fighting for many years and his raison d’être is to vindicate himself. His determination gives him a reason to live,“ she said.

He receives frequent visits from his younger sister but his children have had little opportunity to visit him in prison.

But she remains optimistic that Okunishi could be acquitted soon.

“The most heinous crime is the execution of innocent people. You have to prevent such crimes of injustice, that’s why I decided to take up this case,” she said.

Studying the death penalty

No executions were carried out in Japan in 2011, the first execution-free year since 1992.

In 2010, former Justice Minister Keiko Chiba set up a study group within the Ministry of Justice to assess the death penalty as a form of punishment. She also opened the execution chamber of the Tokyo Detention Centre to the media for the first time, to generate a nationwide debate on the death penalty.

Former Justice Minister Hideo Hiraoka repeatedly refused to sign execution warrants. However, he was replaced in January this year by Toshio Ogawa, who has stated publicly that signing off on executions is part of the Justice Minister’s job description.

Polls showed that public support for the death penalty was bolstered after the 1995 terrorist attack on the Tokyo subway.

“People became very insecure after this incident and attitudes to crime became more and more severe. It’s very difficult to persuade Japanese people that the death penalty is a bad idea. If you kill someone, you deserve to die – that is the attitude of many ordinary people,” said Kazuko Ito.

Examples from other parts of the world show that political leadership is essential to change the public perception of the death penalty and inform about the reality of capital punishment.

This reality, in Japan and worldwide, includes the real inhumanity and arbitrariness of the penalty, the lack of superior deterrent effect compared with other punishments, and the impossibility of excluding error when imposing this irreversible sanction .

More than two thirds of the countries in the world have considered this reality and now reject the death penalty in law or practice.


자메이카: 경찰의 살인을 묵인하지 않고 맞서 싸우다 / 샤켈리아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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