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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배제된 슬로바키아 로마족 어린이들

슬로바키아 학교의 어린이 © Tanya Springer

안나 블러스(Anna Blus), 중유럽 조사관

슬로바키아 동부의 한 작은 마을, 점심시간이 되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학교 운동장에 울려퍼진다. 높이 치솟은 인근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내는 회색 연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은 이곳은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마을이다. 다만 이 마을에 한 가지 평범하지 않은 점이 있다. “경미한 정신장애” 진단을 받고, 다른 아이들과 격리되어 소위 “특수” 학교에 배정 로마족 어린이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로마족은 ‘정신 장애’?

실제로 이 마을의 로마족 어린이 500 여 명 중 3분의 1 정도가 상당히 축소된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범하지 않은 이러한 관행은 안타깝게도 슬로바키아 곳곳에서 낯설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2015년 유럽위원회는 로마족 어린이를 “경미한 정신장애”라고 일상적으로 오진해 다른 학생과 격리하는 방식으로 차별하는 슬로바키아에 대해 조약 위반 소송에 착수했다.

로마족은 빈곤과 소외의 악순환 속에 갇히게 된다.

아주 극소수의 로마족만이 중등교육을 받거나, 압도적으로 낮게 사회의 기대치를 벗어난다. 국제앰네스티와 유럽로마족인권센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EU가 슬로베키아 정부에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후에도 로마족 어린이의 처우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대폭 축소된 교육, 출발부터 다른 로마족 어린이들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간 후, 담당 교사들에게 로마족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묻자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다들 선생님이나 의사가 되고 싶고 싶어해요.”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되고 싶어하는 것과 커서 닥칠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죠.” 그 어조는 충격적이었다.

로마족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꿈이 있는데,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조차 이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폭 축소된 교육과정으로는 출발부터 그 길이 막혀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족 어린이들은 이처럼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두 주어지는 선택의 기회가 없다.

로마족이 슬로바키아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는 메시지를 철저히 주입받고 있다.

특수학교에 배정된 슬로바키아 로마족 어린이들 © Amnesty International

꿈도 꿀 수 없게 만드는 학교 교육

많은 로마족 어린이는 모국어로 슬로바키아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가 방문한 특수학교 중 한 곳에서는 슬로바키아어 수업 시간에 그림 활동을 했다. 한 남성은 아들이 17세에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슬로바키아어로 읽고 쓰거나 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이 슬로바키아어 구사 능력이 떨어져서 특수학교에 보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로마족 아이들은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도 직업학교에 들어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조사 대상 지역 중 한 곳의 로마족 남자아이들은 인근 공장에서 운영하는 사립 직업학교에 입학했다가 인근 공장에서 판매하는 전기 플러그를 연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여자아이들은 “여성 실습” 수업을 받는다. 로마족 여자아이들에게 요리와 집안일 등 “현모양처”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전국적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로마족 어린이들의 진로의 협소함은 소냐(Soňa)와의 인터뷰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소냐는 영특한 8학년 학생이지만 학교를 졸업하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어깨를 으쓱했다. “직업학교에 가서 재봉을 배우겠죠. 여기 있는 다른 애들처럼요.”

차별과 편견을 숨기지 않는 교사

대부분의 교사들이 로마족 어린이의 성적 부진 원인으로 가정환경을 탓했다. 그러나 포용교육 제도가 보장되어야 할 빈곤층 어린이의 교육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안도 하지 않았다.

그들(교사)에게 로마족 어린이는 투자할 가치도 없는 존재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한 교사는 근무하는 학교를 “작은 동물원”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아이는 절대 이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한 다른 교사 중 하나도 근친상간을 언급하며 로마족에 대한 만연한 선입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5년 슬로바키아 정부는 특수학교와 특수반에 로마족 어린이가 과도하게 배정되는 것에 대해 로마족 사회의 “높은 근친상간 비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의 교육제도에서 로마족 어린이들이 뒤처지는 진짜 이유는 반복적인 잘못된 진단과 정부의 해결 의지 부족 때문이다.

특수학교 배정 과정에서 책임자들의 문화적 편견도 어린이들의 교육을 방해한다.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약 32만에서 48만명의 로마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수민족으로는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수세기 동안 계속되는 차별과 낙인에 시달리고 있다.

21세기인 지금, 로마족은 슬로바키아 국내법, 유럽법, 국제법에 명시된 대로 차별 없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EU 벌금을 물게 됐다. 슬로바키아가 옳은 일과 법적 의무를 존중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로마족과 사회의 다른 구성원 간의 깊은 균열을 메우지 못한다면, 현 세대와 미래 세대는 계속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Slovakia’s failing marks on Romani children

It is lunch time in a small town in eastern Slovakia, and the sound of children’s laughter rings out from a school playground. This is a sleepy, unremarkable place, sitting under a pall of grey smoke from the nearby industrial plant whose tall chimneys dominate the landscape.

Something that is unusual about this town, though, is the high proportion of its Romani children who have been diagnosed as having “mild mental disabilities” and placed in a so-called “special” school, separated from other children.

In fact, an estimated one-third of the approximately 500 Romani children who live here attend the special school, which teaches a significantly reduced curriculum.

Unusual, maybe, but such practices are unfortunately not unheard of elsewhere in Slovakia.

In 2015, the European Commission launched infringement proceedings against Slovakia for the way it discriminates against Romani children, segregating them from other pupils and routinely misdiagnosing them as having ”mild mental disabilities”.

This means that only a small number of Roma in Slovakia go on to secondary education and move outside the crushingly low expectations society has of them, trapping them in a vicious cycle of poverty and marginalization.

Research published this week by Amnesty International and the European Roma Rights Centre found that, despite the threat of fines from the EU, little has changed for Romani children since the launch of the infringement proceedings.

After the children have left the special school for the day, we ask their teachers about the futures they see for their Romani pupils. They look at each other smiling. “All of them want to be teachers or doctors,” one of them tells us. “[But] it’s a huge difference between what they fancy to be and how they end up eventually.” Her tone is alarming.

These children have dreams like everyone else, but even the teachers charged with their education appear to dismiss them out of hand, knowing full well that the reduced curriculum that they teach will shatter them in the starting blocks.

This is the message that is drummed into Romani children from the moment they step into the classroom: the options available to everyone else aren’t open to them, and that they have little to contribute to Slovak society.

Many Romani children speak Slovak only as a second language, and yet in one of the special schools we visited they were being told to draw and paint during Slovak lessons. One man we spoke to said that when his son left special school at the age of 17 he could neither read, write nor speak Slovak. This is despite the fact that, in many cases, children end up being placed in special schools on the basis that their Slovak language skills are so poor.

For those Romani children who do want to continue their education, there are few options other than enrolling at vocational schools.

In one of the locations investigated, Romani boys who had enrolled at a private secondary vocational school run by a nearby manufacturing company described how they spend most of their time putting together electric plugs which the company then sells.

Girls at the school are offered lessons in how to be a “Practical Woman”, part of a nationwide programme in which Romani girls are taught to become “good housewives” with lessons in cooking and housework.

The narrowness of the trajectory on which Romani children are placed is clear when we speak to Soňa, a bright eighth grader who shrugs when we ask what she’d like to do when she leaves school. “I will go to the vocational school and learn to be a seamstress,” she says. “Like everyone here.”

Most of the teachers we spoke to blamed the Romani children’s home environment for their poor performance in the classroom, but did not suggest any ways that children with difficult home lives might be supported which should be the hallmark of an inclusive education system– to them, they are a lost cause not worth investing in.

Teachers make little effort to hide their racism from their pupils. One called the school she worked in “a little zoo” and said she would never send her own children to it. Some of the teachers interviewed also referenced one of the most insidious stereotypes about the Roma, that incest is common in the community.

In 2015 the Slovak government justified the disproportionate number of Romani children in special schools and classes on the basis that there are “high levels of inbreeding” in the community.

But the real reason for the education system routinely failing Roma children is a disturbing pattern of cultural bias among those responsible for assigning placements to special schools, resulting in widespread misdiagnosis, and the lack of willingness on the part of Slovak authorities to address it.

There are thought to be approximately 320,000 to 480,000 Roma living in Slovakia today – a significant minority who have suffered centuries of discrimination and stigma. In the 21st century, they deserve the same chances as everyone else to enjoy their right to education without discrimination as enshrined in national, European and international law.

With hefty EU fines in sight if they don’t address the situation, it is long past time for the Slovak authorities to do the right thing and honour their legal obligations. If the deep divisions between Roma and the rest of Slovak society are not addressed, this and subsequent generations will continue to pay the 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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