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뉴스

가족 ‘생이별’시키는 이스라엘 고등법원 판결

이스라엘 고등법원의 판결로 가족들이 계속해서 ‘생이별’당할 처지에 놓였다. ©APGraphicsBank

이스라엘 고등법원이 자동적으로 안보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국민과 결혼하는 팔레스타인인의 이스라엘 거주를 금지하는 법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이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출신 가정에 숨어들어 가정생활에 대한 권리를 가로채 갔다. 마치 한밤중에 찾아오는 도둑처럼 말이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은 이번 주 팔레스타인 가족과 인권단체가 함께 제출한 탄원을 기각했다. 이 탄원은 이스라엘 국민이 팔레스타인인 배우자와 이스라엘에서 함께 가정생활을 누리는 것을 금지하는 2003년 법조항의 폐지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배우자가 팔레스타인 사람인 가정은 동등한 시민권을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이스라엘에서 함께 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 탄원이 효과를 발휘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이 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해 성격이 거침없는 변호사 친구 이합 안(Ehab– ann) 에게 전화를 했다. 이합은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 지역 출신인 여성과 결혼한 이스라엘 사람이다. 분명 크게 낙담할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목이 멘 이합의 목소리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분명 희망이 없지는 않았어. 2003년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하기에 틀림없이 탄원이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모든 가족들에게 힘든 때인 것 같아.”

이합의 아내 바얀(Bayan)에 대해 물었지만, 확실히 이합에게는 말을 잇기조차 힘든 이야기였다.

이합과 바얀은 이제 결혼 4년차인 부부로, 결혼 후 1년 만에 첫 아이 누오르를 얻었다.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 출신인 바얀은 이스라엘 국경을 넘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다. 이번에 고등법원이 존치를 선언한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이합과 결혼한 사이라도 바얀에게는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으며, 바얀이 이스라엘에서 이합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내무부가 특별 임시 허가를 내려야만 가능하다.

온 가족이 처음으로 한 집에서 함께 살게 된 것은 지난 해 이합이 석사학위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에서 지내면서부터였다. 이스라엘로 귀국할 때는 바얀이 출입 허가를 얻어 이합이 사는 곳에서 함께 살 수 있었다.

허가를 받아서 잘 되었다고 축하하는 내게 이합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축하할 것 없어. 이스라엘 출입 허가를 받은 거지, 거주 허가를 받은 게 아니니까.”

물론 이합의 말이 맞았다.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게 되는 것과 단지 가족을 만나러 오는 것만 허가 받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단순한 허가는 축하할 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이번 일은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 점령 지역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이 직면한 차별에 대해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 역시 그 날 샤이마(Shayma), 아흐마드(Ahmad) 부부와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4년 전에 결혼한 샤이마와 아흐마드는 어린 두 딸과 함께 이스라엘의 애쉬켈론 시 근교에 살고 있다. 아흐마드는 지역병원에서 부인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웨스트뱅크의 베들레헴 출신인 샤이마가 아흐마드와 함께 살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임시 허가로는 이스라엘 출입만 가능할 뿐 이스라엘 국민 및 거주자들이 누리는 보건, 사회복지 등의 혜택은 전혀 받을 수 없다.

“의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정작 내 아내가 받을 수 없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내가 누리는 의료복지를 내 아내가 똑같이 누리지 못한다는 점도” 라고 아흐마드는 말했다.

이 같은 일은 이제는 단지 서로 만날 수 있기만을 바라며 투쟁해야 할 가족들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차별의 한 형태다.

“검문소 지나갈 때는 남편과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해요. 보안 검사를 받으러 차에서 내리면 그 동안 아흐마드는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경험은 아이들에게 정말 큰 충격이 돼요. 제가 차에서 내릴 때마다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곤 하죠” 라고 샤이마는 말했다.

해외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족이 서로 다른 길을 통해야 된다. 아흐마드와 아이들은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반면, 샤이마는 공항을 이용할 수 없어 요르단을 경유해야 한다. 남편이 있는 한 절대 샤이마 혼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수도 없다.

샤이마의 이스라엘 출입 허가는 1월 15일이면 만료된다. 이번 고등법원의 기각 판결로 샤이마와 아흐마드 가족은 이스라엘 정부가 허가를 갱신해주지 않고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10만 가구 이상이 이 가족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이스라엘 내 차별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이대로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이 법은 매 6개월마다 연장되고 있으며 이번 법의 만료일은 1월 말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전에 이스라엘 정부에 해당 법을 폐지하고 같은 법이 또다시 제정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인권과 평등을 믿는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이 같은 요구사항이 반드시 성사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어 전문 보기

Israeli Supreme Court ruling continues to tear families apart

The Israeli Supreme Court has upheld a law that bans most Palestinians who marry Israeli citizens from living in Israel on the grounds that they are an automatic security risk

Like a thief in the night, a Supreme Court decision breaks into thousands of Palestinian households in Israel and snatches the right to family life.

This week, the court ruled to reject a petition by Palestinian families and human rights organizations to annul a 2003 law that prohibits Palestinian spouses of Israeli citizens from enjoying the right to family life in Israel.

The law means families with Palestinian spouses cannot enjoy the same citizenship and may no longer be able to live together in Israel.

When I read the news, it immediately made me think of my friends who had hopes that the petition would achieve something and that they could live together with their families.

I called my feisty lawyer friend Ehab– ann Israeli citizen married to a Palestinian woman from the West Bank – to see how he took the news. I was sure he was going to be devastated. His choked-up voice confirmed my expectations.

“We actually had hope,” he said.

“Things have changed since 2003 and we truly thought that the petition will be accepted. It is a very hard moment for all the families.”

When I asked him about his wife, Bayan, the subject was clearly too raw for him to talk about.

Ehab and Bayan, married four years ago. One year later they had Noor. Bayan is from the West Bank and is prohibited from entering Israel. According to the Israeli law that the court ruled to preserve, Ehab cannot pass his citizenship to her, and she can only enter Israel to be with him if the Ministry of Interior grants her a special temporary permit.

The first time the family lived together in the same home was last year when they stayed in the U.S while Ehab was doing his graduate degree. When they returned to Israel, Bayan was able to obtain the permit to enter Israel and they were able to live in the same house in Ehab’s village.

I remember when I congratulated Ehab for receiving the permit he told me, “There is nothing to congratulate me about, the permit is to enter Israel, not to live in Israel.”

He was of course correct. There is a fundamental difference between being able to live with your family and being allowed only to visit them. A permit is not to be celebrated.

It is a reminder of the discrimination Palestinians in Israel and occupied territories face. I was reminded of that when I spoke to Shayma and Ahmad that day.

Shayma and Ahmad were married four years ago. They now have two young daughters and live near the Israeli city of Ashkelon, where Ahmad is a gynaecologist at the local hospital.

Shayma is from Bethlehem in the West Bank. She was granted a permit to be with Ahmad only two years ago. The temporary permit only allows her to enter Israel, but does not grant her any rights or access to the services that citizens or residence residents enjoy, including health and social services.

“As a doctor,”Ahmad says, “it pains me that my wife cannot receive the services that I give to people. It pains me that she cannot enjoy the same health services I enjoy.”

It is a form of discrimination that cuts deep and causes great pain to the families who now struggle only just to see each other.

“We have to go separate ways when we pass checkpoints,.” Shayma says.“I leave the car to get security checked, while Ahmad waits in the car with the children. These experiences are very disturbing for the children. When I leave the car they start crying.”

The family also go separate ways if they want to travel out of the country. While Ahmad can travel through the airport with the children, Shayma cannot. She has to go through Jordan, and can never take her children with her if her husband is present.

Shayma’s permit expires on 15 January. With the new court decision, the family is currently living in fear that the Israeli authorities will not renew her permit and that they will no longer be able to live together.

More than 100,000 families are currently living with this same fear.

Discrimination in Israel is becoming increasingly formalized and this should not be allowed to continue.

The law must be renewed every six months and the current expiry date falls at the end of January. Amnesty International has previously called on Israel to repeal the law and ensure that that it is not renewed, . Those who believe in human rights and equality in Israel must make sure that this hap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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