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저는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큽니다”_만평가 주나르 인터뷰

말레이시아의 유명 만평가 주나르Zunar는 정부의 부정부패와 부정선거를 눈감아주는 사법부를 재치 있게 풍자한 작품을 그리고 트윗을 했다는 이유로 43년형을 구형 받았습니다.

주나르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속이 시원한 해악과 풍자가 느껴집니다. 인간적으로 주나르의 멘탈에 탄복하며 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참, 저 말고 국제사무국에서요.

Zunar

어떻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쪽으로 활동해왔나요?

이렇게 얘기하면 거만해보일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재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12살 무렵인 1974년, 제가 그린 만화가 잡지에 실렸어요. 그 당시는 풍자라기 보다는 익살스러운 그림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학교 때 문·이과를 선택해야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만화가로 어떻게 먹고 살려고 그러니? 이과 쪽이 취업 기회가 많아”라며 이과를 고수하셨습니다. 그래서 이과로 가게 되었고, 제대로 예술에 대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과 수업을 들으면서도 계속해서 만화를 그렸고, 신인을 발굴하는 잡지에 투고했고, 잡지사는 제 만화를 실어줬습니다.

1980년, 대학에 들어가서도 과학과 교육 수업을 들었고, 저는 교육자가 안맞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예술가이자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죠. 1년 후에 학교를 자퇴하고 병원 실험실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계속 만화를 그렸고, 매주 두 번 발간되는 잡지에 제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 때쯤 딜레마가 찾아왔습니다. 제가 칼럼에 집중하면 실험실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일에 집중하지 못한 탓에 환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그만뒀습니다. 저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엄청 속상해하셨어요. 모든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잖아요.

1983년에 길라길라Gila-Gila라는 만화전문잡지에서 만화가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잘 나간다는 만화가들은 모두 그 잡지사와 일했죠. 처음 몇 년 간 저는 유급 만화가가 아닌 기고가였습니다.

어쩌다 풍자만화를 그리게 되었나요?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요?

제가 일할 당시 길라길라는 주로 10대가 구독층이었고, 저는 새로운 매체가 필요했습니다. 이후 정부가 운영하는 신문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꽤나 저한테 잘 맞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열이 너무 엄격해서 6개월 정도 일하고 그만뒀습니다.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부당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정치에 대해서 할말은 많은데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런 내용을 만화로 풀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노와 짜증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1988년의 말레이시아는 ‘개혁의 시대’로 전환기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여전히 정부를 강력히 지지하고, 반대 세력은 힘을 못쓰고 있었죠. 저는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정부를 비판하던 한 소규모 신문사의 편집자에게 만화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제 만화에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물리적으로 보복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질문이나 다른 관점들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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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선동법으로 만화가의 목을 옥죄고, 형법과 출판법으로 팔다리를 옭아매고 있다. ⓒzunar

처음에는 만화를 정치적 관점에서 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립니다. 사람들은 정치적인 것은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일부는 아예 정치와 연관되는 것 조차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인들이 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기를 바랍니다.

저는 정치인을 이길 수 없다면, 비웃으라고 말합니다. 웃음은 최고의 저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집회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대신 다같이 정부를 비웃는건 어떨까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 걸 알아차리면 정부는 견디지 못하고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제가 가진 그림 그리는 재능은 선물이 아닌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익을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없이 제 만화를 공유하죠. 그저 사람들이 메시지를 이해하고 나누길 바랍니다.

어느 나라사람이든, 몇 살이든 상관없이 제 만화를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위협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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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만평가로 사는 것

일부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으로서 중립을 지키고 편견을 가지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많고, 저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침묵만 지킬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만평이라는 장르가 퍼져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밖에 없고, 선구자라고 할 수 있죠. 일부 만화가들이 사회비평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부를 지지하는 만화를 그립니다.

만평은 단순히 일어난 사실을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최전선에서 마음 속 두려움을 넘어서고 위험을 감수해야합니다.

정부는 만화가 선동적이라며 가끔 제 작업실을 들이닥쳐서 책을 압수해갔습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선동에 해당하느냐고 물으면,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선동법’의 묘미입니다. 선동법에 따르면, 아무런 이유없이 일단 기소하고 구금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당신의 만화를 좋아해요”라는 말보다 “당신의 용기를 존경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가끔 두 말 다 하는 분들도 있어요.

또 사람들은 저한테 정부로부터 기소당하고 구금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곤 합니다.

정부의 괴롭힘과 협박은 모두 저를 조용히 시키고 만화를 그만 그리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평소처럼 집중해서 만화를 그릴 것입니다. 스스로 검열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만화를 그리면서 ‘이걸 그리면 감옥에 갈까?’같은 생각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혐의를 9개 받고 있지만, 10개로 늘더라도 사실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겁니다.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겁을 먹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에 저는 두려움이 책임감 보다 큰 것인지 생각합니다. 저는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크고, 말레이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을 묻습니다. “당신이 만화를 그린 지 수십년이 지났는데 정부는 아직도 무능합니다”

저는 만화로 싸우는 건 끝없는 마라톤과 같기 때문에 이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가진 방식으로 싸우면 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자기 몫을 하면 현재 말레이시아 정권은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Zunar's Power of the Pen
 

펜은 (생각보다) 강하다
지금, 주나르에게 씌워진 혐의를 모두 없애줄 것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을 위해 서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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