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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강좌 “혐오”에 대하여] 2강 ‘왜 아직도 여성혐오인가?’ 후기

※ <특별기획강좌 “혐오”에 대하여> 2강 ‘왜 아직도 여성혐오인가?’에 다녀온 익명의 남성 참여자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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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주최하는 <특별기획강좌 “혐오”에 대하여> 2강, ‘왜 아직도 여성혐오인가?’라는 주제로 페미니즘 교과서라고 평가 받는 『페미니즘의 도전』 등의 저서를 집필하고 “현재 진보 진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한국인 여성학자”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여성혐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면 좋을지 이야기하고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혐오를 말하기에 앞서 선생님은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이라며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서 충격을 받았다. 이 경험을 통해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을 공부했고 상대론자였던 그는 절대적인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했다고 한다. 죽음은 절대적인 것이다. 죽음을 어떤 식으로 경험하느냐는 모두가 다를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죽음의 경험이라는 틀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세월호 갈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제시했다.

‘우리는 특권에 반대한다.’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한 장의 유인물을 받았다. 지난 9월 <경향신문> [정희진의 낯선 사이]에 실렸던 ‘우리는 특권에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강사는 ‘혐오’대한 생각이 변해왔고, 경향신문에 기고한 컬럼이 자신이 정리한 가장 최근의 생각과 가깝다고 했다. 예전에 혐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었고, 어떤 계기를 통하여 바뀌어졌는지 설명했다.

글은 국내 혐오 발언을 주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로 대표되는 특정 집단과 그들의 발언 내용을 들여다 보고, 그 들이 왜 혐오 발언을 누구에게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백인 우월주이자들인 케이케이케이(KKK), 나치(Nazi)들의 예를들어가며 이들과 다른 점을 분석했다.

일베에서는 전라도 지역 사람, 이주노동자, 성적소수자, 장애인, 복지 정책을 요구하는 부모(‘맘충’) 등 비(非)국민적으로 분류되는 집단, 사회 구조적 약자에게 적대적이며 특히 이 들 중에서 여성들만이 온라인에서 조직적으로 반응, 대응했기 때문에 ‘여성혐오’가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영린(Yung Lean)의 뮤직비디오 ‘♦ 인삼 조각 2002 ♦(♦ Ginseng Strip 2002 ♦)’. 스웨덴 출신의 래퍼 영린은 동시대 루저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워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현대 경쟁사회에서 루저의 등장

강의를 진행하면서 ‘루저’라는 말을 자주 썼다. 루저라는 말을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하나는 ‘문화적 루저’로 혐오발언을 하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부류였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루저’로 경제활동에서 배제되어 사회생활이 어려운 부류였다. (익명 온라인의 혐오 발언자들이 10대 혹은 루저가 아님이 드러나는 사건을 통해 상황이 바뀌게 되지만) 우익 루저들이 비국민들과 xx충으로 표현되는 루저에게 반감을 갖는 맥락으로 이해했다.

현대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필연적으로 경제활동에서 소외되는 루저가 나타난다. 사람의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천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살린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본과 같은 앨리트 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적극적으로 일할 의사를 포기한 젊은이들이 니트족, 오타쿠, 히키고모리 등과 같이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한국에서도 어떤 대응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힘을 빼다는 의미로 일본에서 사용되는 ‘탄력’이라는 말을 하며 힘을 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했다.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았다. SNS는 루저(a.k.a. 찌질이)들에게 현대사회의 지배계급이 보상으로 주어진 24시간 장난감에 불과하다며, 소셜 미디어가 조금의 이로운 점도 찾기 어렵다며,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말을 인용했다.

특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재특회(在特會·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라는 일본의 극우단체는 자이니치(재일 한국인)가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그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체이다. 재특회도 일베도 사회의 구조적 약자에게 적대적이다. 극동아시아에서 새롭게 등장한 우익세력은 기존의 KKK, 나치가 “열등한 족속은 몰아내야한다”는 인종우월주의의 논리를 내세우는 것과는 달리 “특권 세력이 더 특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베로 대표되는 보수세력을 우익 시민사회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보았다. ‘임수경 악플사건’ 등으로 익명의 누리꾼들의 신원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초등학생이 아닌 30대 이상의 의사, 변호사, 시민단체운동가,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로 밝혀진 것을 이유로 들며, 전라도 지역 사람, 이주노동자, 성적소수자, 장애인, 복지 정책을 요구하는 부모 등 비(非)국민적 세력을 몰아내고 부국강병을 꾀하는 우익 시민사회가 오래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megal-en‘미러링’은 ‘남성혐오’가 아니다.

올해 있었던 메르스(MERS) 사태를 계기로 ‘메갈리아’로 대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응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의 대응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일상적으로 해오던 혐오 표현을 남성과 여성을 바꿔서 ‘미러링(반사)’한 것이 였다. 남성과 여성을 역지사지를 한 것 이였다. 이런 대응을 두고 ‘남성혐오’라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임금차별, 고위임원직에 진출 비율, 가사노동 분담시간 등 통계자료를 조금이라도 들여보면 한국에서 여성의 차별이 심하다는 것, 그 차별의 정도가 OECD 가입국 중에서 최하위라는 것 알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자 보편적인 주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남성에게만 주어진 시민적 권리를 확대하고자 하는 호소로 보아야 한다.

패미니즘을 사회정의의 관점으로 봐야

남성이 여성에 의해 일자리를 빼긴다는 등 피해를 받고, 역차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시각을 남성이 여성에 의해 박탈감을 느끼는 지점을 들여다 보면,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의 사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이 된다. 이 문제는 젠더의 차이가 아닌 계급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는 전통적인 여성혐오와는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을 양성평등이 아닌 사회정의의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혐오 문화는 그 자체가 문제이며, 혐오에는 상호과정이 없고 근거가 없다. ‘혐오’를 없앤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리서 그 내용을 분석하고 의논할 문제로 상정하여 대처해야 것이라고 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강의를 듣고

ISIS에 가담한 김군이 남긴 노트에서부터 촉발된 일련의 사건으로부터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올라온 ‘여성혐오’에 대해 여성학자 정희진 선생님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혐오 전반에 대해 통찰과 생각이 변화한 과정, 그리고 페미니즘, 현대 경쟁사회의 문제점,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점 등 여러 이야기들이 ‘여성혐오’라는 주제 아래서 경쾌하게 진행되었다. 10년간의 여성상담 센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남성과 헤어질 때 짚어볼 부분 등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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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이 조선시대의 논리로 여성을 옭아매려는 전근대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배려하고 협력하여 모두 잘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는 순진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메갈리아’로 불리워지는 온라인에서의 미러링 대응이 40년전 출간된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힌트를 얻은 것처럼, 한국의 여성운동이 서구세계에 비하여 40년 이상 뒤처져 있고, 앞으로 40년이 흐른다고 해도 남녀평등지수가 지금보다 높아지리라고 전망하기가 비관적으로 보인다.

자메이카: 경찰의 살인을 묵인하지 않고 맞서 싸우다 / 샤켈리아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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