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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표를 붙여 네 가슴에~”

존엄과안전위원회 자유팀(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가 ‘떳다! 시민채증단-경찰의 집회 방해, 시민이 감시합니다’ 온라인 페이지를 열고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경찰의 집회 방해 사례를 모았습니다. 5월 24일부터 트위터 #0416free를 통해 총 281건이 접수되었으며, 0416free@gmail.com을 통해서도 시민들의 제보 39건을 접수 받았다. 이 중에는 통행제한이나 채증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찍은 사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나 같이 경찰은 명찰을 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모아준 자료와 그 동안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통해 모은 자료들을 들고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았습니다. 경찰의 식별표식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를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름 표를 붙여 네 가슴에~” 지난 늦봄에서 초여름 대규모 세월호 집회가 있을 때면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가수 현철의 ‘사랑의 이름표’를 흥얼 거리며 헤매고 다녔다. 흥이 나서 그런 건 아니었다. 오히려 새어 나오는 분을 삭이는 용도에 가까웠다.

“도대체 길을 막는 이유가 뭔가요?” 

“저..저기..상부에서 지시가…” 계급이 낮아 “보이는” 경찰이 우물쭈물 입을 연다.

“대답하지 마란 말이야.” 뒤에서 호통소리가 들린다.

뭔가를 설명하려 했던 계급이 낮아 ‘보였던’ 경찰은 순간 얼음이 된다. 명찰이 조끼와 장비에 가려져 있으니 계급이 무엇인지, 어디에 소속된 경찰인지 알 길은 없다. 그저 계급이 낮아 “보인다”는 것 밖에는.

5월 24일 집회를 마치고 교보문고 앞에서 귀향버스를 타러가던 노동자들. 경찰이 통행을 제한해 결국 다른 곳으로 가서 버스를 타야했다.

5월 24일 집회를 마치고 교보문고 앞에서 귀향버스를 타러가던 노동자들. 경찰이 통행을 제한해 결국 다른 곳으로 가서 버스를 타야했다.

5월 9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던 그 날,  민주노총 조끼를 남성 두 명이 경복궁 역에서 백 미터 쯤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제지를 당해 오도가도 못하고 길이 막혀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불법집회’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짧은 설명이 전부다.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그 옆을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팩트tv [풀영상] 경찰, 노란리본 달면 청운동 못가…일부 시민 소지품 검사까지 

박예슬 전시회 포스터. 전시회를 보러가는 길 조차도 가로막혔다.

박예슬 전시회 포스터. 전시회를 보러가는 길 조차도 가로막혔다.

8월 1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기도회’에 참석한 전00씨는 세월호 희생자 박예슬 전시회를 구경하러 가던 길이었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 인근 인도에서 경찰에게 제지를 당했다.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기도회’라고 적힌 몸자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경찰이 보기에 몸자보를 입고 함께 걸어가는 것 만으로도 집회였다. 30분을 옥신각신 한 끝에 몸자보를 떼고 난 후에야 경찰은 길을 열어 주었다.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많은 시민들이 참사의 책임을 묻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이 서울 도심에 켜졌다. 모든 것은 경찰 마음대로였다. 청와대 인근, 아니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이르는 모든 지역이 경찰이 보호하는 ‘성역’이 되었다. 모든 집회는 금지되었고, 사람들의 접근도 경찰이 “보기에” 위험한 인물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제지되었다.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곧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에만 경찰이 경찰직무집행법에 따라 적법하게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한 대법원 판례도 경찰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현장에 있는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통행할 수 있는 자가 나뉘었다.

법적 근거를 물어도 묵묵부답, 통행을 제한하는 경찰의 계급과 소속을 물어도 묵묵부답.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성냥갑 속에 갇혀 있는 듯 너무도 답답했다. 정당한 경찰력 행사인지, 위법한 통행제한을 한 것은 아닌지 나중에 따져 물으려 해도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5월 24일에는 세월호 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보신각 사거리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하던 와중에 눈에 최루액을 맞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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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이 집회를 무리하게 해산하는 과정에서 실신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5월 31일에는 경찰이 흥분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한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여성 2명도 실신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리가 찢어진 여성도 있었다. 그러나 누가 어떤 명령을 내려서 사람들이 이리저리 내동댕이 처지고 다리가 찢어졌는지 알 수 없다.

경찰 뒤에서 올라오는 채증카메라는 이제 익숙하다. “왜 찍냐. 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 채증을 하냐”고 항의를 해도 카메라는 묵묵부답.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이름표 없는 경찰을 찍어라!>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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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없는경찰_포스터존엄과안전위원회 자유팀(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가 ‘떳다! 시민채증단-경찰의 집회 방해, 시민이 감시합니다’ 온라인 페이지를 열고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경찰의 집회 방해 사례를 모았다.

5월 24일부터 트위터 #0416free를 통해 총 281건이 접수되었으며, 0416free@gmail.com을 통해서도 시민들의 제보 39건을 접수 받았다. 이 중에는 통행제한이나 채증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찍은 사진도 많았다. 그런데 하나 같이 경찰은 명찰을 달지 않았다. 아니 명찰을 달았으나 조끼와 장비에 가려져 있어서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이렇게 시민들이 모아준 자료와 그 동안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통해 모은 자료들을 들고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았다. 정책권고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누리고, 경찰력 남용을 억제하며, 시민들에게 경찰력 사용으로 인한 인권침해에 실효적 구제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의 첫 걸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조끼와 장비에 가림 없이 집회 시위 현장에서 일정한 형태의 식별 표식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필요한 권고 및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집회 시위에서 경찰력 오남용으로 처벌을 받은 경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2005년 농민집회, 2006년 포항지역건설노조파업 지원집회에서 경찰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들이 있었고, 2008년에도 집회시위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관련해서 19건의 고소.고발이 있었지만,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검찰이 기소를 중지하거나 ‘각하’ 혹은 ‘기소 중지’되었다

프랑크 라 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국제앰네스티도 집회시위 진압을 하는 경찰들이 신분확인이 가능한 정보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경찰관의 식별표식 미부착 혹은 조끼나 장비에 의해 식별표식이 가려질 경우 구제를 보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는 자유권규약 4차 정부보고서 에서 2008년 촛불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폭행하였다는 고소•고발사건 등은 대부분 성명불상 경찰관을 상대로 한 것으로 피고소•고발인 특정에 어려움이 있어 수사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혀 문제점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법과 기준을 보면 근거를 가진 모든 인권침해 주장을 반드시 조사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가는 인권을 침해를 조사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그런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사할 의무를 두고 있다. 그리고 ‘제기된 인권 침해 조사의 실패는 그 자체가 별도로 자유권 규약에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집회 시위 과정 중 경찰력 행사는 이후 검토 및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후 필요하다면 인권침해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경찰력을 행사한 당사자, 인권침해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의 신분을 확인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은 아마도 조끼나 진압복 위에 식별표식을 하면 진압이나 해산이 소극적으로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모양이다. 바로 그거다! 경찰력 사용은 시민들이 자기 이름을 봐도 부끄럽지 않은, 반드시 필요한 그 순간에만 사용되는 것이 맞다. 특히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같이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를 제한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국제기준들은 굳이 “필요성”과 “비례성”, 인명이나 재산의 손실과 같은 “임박한 폭력의 위험” 과 같은 기준을 굳이 명시해 놓은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니 이름표나 식별표식은 아주 잘 보이는 곳에 딱 붙어 있는 것이 맞다. 시민들이 경찰력을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도록.

“이름표를 붙여 네 가슴에~”. 그러나 딱! 시민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제대로 된 정책권고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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