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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보기 ㅣ 2013 들숨날숨, 인권과 호흡하기 6강

인권 입문과정 여섯 번째 시간은

언니네트워크 및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활동중이신 몽 활동가님의 강의로 진행되었습니다.

위 두 개의 동영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두 동영상 모두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차별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차별적 시각을 차용하고 있으며 두 번째 영상의 상황 같은 경우는 젠더 문제일 수 있는 사안을 들어 여성이 인종차별 가해자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이는 차별의 결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차별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차별금지법 도입 배경

차별금지법은 많은 국가들이 이미 도입하고 있으며 크게 1. 차별 사안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인 개인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2. 차별 상황을 어떻게 예방하고평등을 증진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차별금지법안이 세 번의 국회 회기가 지나도록 법제화 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워낙 거센 탓이다. 심지어 올해는 각각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세 명중 두 명이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발에 못 이겨 법안을 스스로 철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차별금지법안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한국에 이미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한국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그리고 연령차별금지법 등의 개별법이 있다. 하지만 2006년, 국가인권위는 기존의 다른 개별법이나 국가인권위원회법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차별 상황이 존재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학력, 학벌, 외국인, 성소수자, 병력 등 우리 나라에서 실질적인 차별의 사유가 되는 이러한 항목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정법이 없는 상태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명시하고 있다면, 나머지 차별 사유들에 대한 차별금지법안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자연스러운 문제제기에 따라 차별을 금지하는 ‘일반법’ 도입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 도입 시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고 법무부는 2007년 차별금지법안을 발표하였다. 법무부에서 예고기간을 거쳐 발표한 법안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입법예고안에서 발표한20개의 차별금지조항 중 가족형태 및 가족구성, 출신국가, 학력, 병력, 출신국가, 범죄 및 보호처분 경력, 언어, 성적지향이라는 일곱 가지 영역을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발표한 법안은 소위 ‘누더기 차별금지법’이라는 부끄러운 별칭을 얻고 국가에서 ‘차별을 받아도 되는 사람’과 ‘차별을 받으면 안 되는 사람’을 구분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제정이 저지되었고,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 운동은 번번이 재계와 종교계의 반발로 입법이 무산되어왔다.

보수 기독교계와 단체들이 모여 차별금지법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국회 앞에서 진행했다. ⓒNEWS1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들. ‘사회 안에서 차별 받아도 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되지 않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완전한 모습으로 도입되는 시점은 계속해서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겨레TV

한국을 제외한 OECD국가 대부분은 차별금지법을 가지고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계속해서 차별금지법 도입을 권고 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서 차별금지법 도입에 대한 논의를 계속 해왔지만 재계와 종교계의 눈치를 보느라 제정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차별금지법이 한국사회에 충분히 알려지지도,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차별에 대한 사회적 감각

영국의 경우 혐오 발언(Hate speech)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경기중인 박지성 선수에게 ‘Chink(동양인을 비하하는 속어)’라고 부른 관중을 박지성 선수 당사자도 아닌 주변 시민들이 신고해 결국 발언자가 유죄를 선고 받은 사례가 있다. 자신을 향한 혐오발언이 아니었음에도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신고한다는 것은 이 말을 듣는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생각하는 사회적 감각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혐오발언에 대해 꼭 형사처벌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는 학계와 운동계에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지칭하는 말이 남을 비하하기 위한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한국 사회에는 이 사례를 고민의 거울로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당하지 않은 것이라도 차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가 사회 내에 확산 될 때, 차별 금지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될 수 있고 사회적 논의가 된 후에야 차별금지법안도 완전한 형태로 도입될 수 있지 않을까.

차별할 권리? 혐오발언은 표현의 자유?

혐오발언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들이 있다. 혐오발언이나 혐오표현이 실질적인 위협을 구성하지 않는다면 이를 굳이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자의적인 법 적용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혐오발언은 과연 실질적 위협을 구성하지 않는 것인가? 차별 대상자에게는 한 마디의 혐오표현도 실질적인 위협일 수 있다.

다양한 관계에서 발행하는 ‘복합차별’

외국에서는 ‘faggot(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말)’라는 단어를 욕설로 많이 쓴다. 왜 게이라는 단어가 욕으로 사용 되는걸까. 이는 ‘게이=여자 같은 남자=잘못된 것’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즉, faggot이 욕설로 사용될 수 있는 배경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차별도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차별을 생성하는 사회적 맥락은 복합적이다. 다양한 ‘관계’가 얽히는 가운데서 차별이 발생한다. 하지만 복합차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 가지 차별만 부각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2009년, 한국 여성과 함께 버스에 탑승한 보노짓 후세인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인종차별 발언을 듣고 기소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후세인 교수뿐 아니라 그와 동승한 한국 여성에 대해서도 폭언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인종차별’ 문제로만 부각되었을 뿐,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발언, 나아가 ‘한국’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요 받는 ‘인종 내 인종차별’ 문제 등은 제기되지 않았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는 복합차별 개념이 없어, 한 가지 차별 사례로만 고발을 할 수가 있다. 이는 차별의 복합성을 제대로 조망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 차별 받았다고 느끼는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주어지는 권리가 나에게만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때 우리는 ‘차별 당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요즘 미국 유럽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두고 논의가 뜨겁다. 이 문제의 핵심은 동성 커플이 이성 커플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복지에서 배제된다는 점이다.

인권 침해나 차별은 언뜻 어려운 개념같이 보인다. 하지만 차별은 ‘내가 무시 당했다’는 감정으로 설명될 수 있고 또 설명되어야 한다. 교육 수준이나 나이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이 차별에 민감해져야 하고 차별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감정’이 법에 반영될 때 비로소 차별 없는 사회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감정을 어떻게 법에 다 담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법이 만들어진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에 사회적 감정을 반영하는 것은 그 법을 통해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공론화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연분홍치마’ 영화사의 차별금지법 홍보영상, “당신이 했던 차별, 당신이 받았던 차별”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이미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제정한다고 실생활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차별금지법의 의의는 위반자에 대한 ‘처벌’에 있다기 보다 법 제정을 통해 소수자의 이야기를 듣고 차별에 관한 사회적 감각을 확대하는 데 있다.

질의 응답

Q 차별금지법에서 차별을 제제할 수 있는 방식이 대부분국가인권위원회의 조정을 받는 방식이고 직접적 처벌은 거의 없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특별한 의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타협안이었는지 궁금하다.

A 구제절차의 구성도 매우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다. 처벌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차별을 예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조정, 화해 절차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에는 조정으로 분쟁을 해결한 사례들이 굉장히 많다. 이와 같은 선례가 많이 쌓일수록 국가인권위원회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다. 현재 국가인권위원위 판결은 권고 수준으로 영향력이 매우 낮다.

Q ‘차별할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할까

A 인권은 상대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굉장히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가해자의 인권이 그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권리는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해외에서 차별금지법 발달된 국가들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지 못한 국가들과 연대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A 전 세계적으로는 차별금지법 없는 나라가 훨씬 많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 가장 활발하게 국제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단연 성소수자 분야이다. 최근 러시아에서 반 동성애법을 통과시켰다. 전 세계 많은 유명인사들과 성소수자 집단들이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고, 한국에 있는 동성애자 집단들 역시 러시아 대시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탄원서도 전달했다.

다수가 동성애자인 사회에서, 소수인 이성애자가 차별을 받는 세상을 그린 단편 영화

“All You Need Is Love?”

중국: 굴리게이나를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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