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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날숨, 인권과 호흡하기 – 4강. 빈곤과 인권

빈곤이 인권침해? 개인의 게으름이 문제라면 인권과 무관하지 않을까?

경제성장을 위해서 어느 정도 인권침해는 불가피하지 않아?

구호단체도 있는데 왜 인권단체까지 나서는 거지?

아리송한 이 질문들, 혹시 답은 알겠는데 왜 그런지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으세요?

이번 강의에서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박진옥 사무국장(대행)님이 이 물음들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들려주셨습니다.


존엄, 여러분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자,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존엄’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각자 답을 어느 정도 찾았다면, 본격적인 강의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빈곤을 인권으로 바라보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중요한 키워드>가 있습니다.

첫째는 관점입니다. 관광버스가 날아오는 갈매기에 부딪혀 사고가 났습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사고는 교통사고가 되겠죠. 그러나 갈매기의 입장에서 보면 비행사고가 됩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변화된 관점으로 사고해 보셔야 합니다.

둘째, 공동체입니다. 혼자 섬에 살면서 인권을 이야기할 수는 없겠죠. 사람과 삶에 연대한다는 것을 염두하고 빈곤과 인권을 바라봐야 합니다.

셋째, 책무입니다. 앞서 공동체에서 우리가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그 속에서 개인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 분노하고 행동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도 인권에 대해 인권 존중의 의무, 보호의 의무, 실현의 의무를 집니다. 그럼 먼저 빈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하죠.

<구조적인 문제 속의 빈곤>

ⓒJamieadams99

미국에‘토머스제퍼슨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 기념관은 외관 벽이 계속 부식되는 문제를 갖고 있었죠. 그래서 매번 어마어마한 수리비가 들었습니다.

어느날 부식의 원인을 찾아봤더니 ‘청소를 너무 자주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비둘기가 떼지어 와서 그 배설물 때문에 청소를 자주 할 수 밖에 없었죠.

비둘기는 떼는 왜 왔을까요? 비둘기떼는 기념관에 있는 거미를 잡아먹으려고 몰려들었습니다. 거미는 왜 이렇게 많이 꼬였는가 봤더니, 나방을 잡아먹기 위해 오더군요. 그럼 나방은 왜 이 기념관에 유독 많은가 봤더니, 기념관의 조명과 불빛이 나방을 끌어 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기념관에서는 조명을 좀 더 멀리 설치했고 그제서야 외관 벽 부식문제가 해결됐습니다.막대한 수리비가 들었던 문제가 실제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었던 거죠. 빈곤문제도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구조적인 문제에 빠져있는 거죠. 절대 빈곤층의 수나 매년 몇 명이 빈곤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내용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사례는 우리가 빈곤을 생각할 때 그 원인을 먼저 생각하고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이라는걸 이야기 해줍니다.

<빈곤의 두 가지 원인>

빈곤의 원인은 크게 개인적 문제, “빈곤은 천성적이고 필연적이다”라는 관점과 구조적 문제, “빈곤은 의사결정들의 결과물이다”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나는 게으르니까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만 먹고 살래”라는 사람의 인권도 존중해서 지원을 해줘야 할까요?

우리 사회는 경제불황 같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사정이 생긴 사람에게도 ‘기초생활보장’을 해주고, 게으름으로 인해 빈곤에 처한 사람에게도 ‘기초생활보장’을 해줍니다. 이는 사형제도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사연이 있든 사람에게는 모두 ‘인간적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경제성장과 인권의 관계를 볼 텐데요. 경제성장이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이것이 곧 인권을 증진시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래 글(책 46p)을 보시고 여러분이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주노동자의 급여가 올랐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쉬는 시간도 없고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면 말이다. 한 시골에 큰 공장이 생겨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오염과 불안한 치안으로 더 이상 살고 싶은 동네가 아니라면 말이다. 다니는 회사가 흑자를 내어 직원복지가 좋아진다고 해서 그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가 비정규직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면 말이다. 내 나라가 경제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내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으므로.

그럼 빈곤이 어떻게 인권침해 인지, 빈곤 속에서 인권침해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사례와 함께 보겠습니다.

<빈곤을 인권의 관점으로 마주하기>

로마족 부부 ⓒAmnesty International

사례1. 권리로부터의 차별과 배제

흔히 집시로 알고 있는 로마족은 비정착지에 주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는 곳에는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이 없다 보니 잘 씻지 못하죠. 잘 씻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가면 냄새가 난다고 놀림을 받습니다. 그럼 아이들이 학교가는 걸 포기하게 되죠. 교육을 못 받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그래서 전보다 더 가난해 집니다.

사례2. 권리의 박탈

시에라리온에서 엄마를 잃은 투나의 사연을 보겠습니다. 병원까지 가는 도로가 나있지 않아 엄마가 병원까지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가까스로 병원에 갔더니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못 받았습니다. 어렵게 치료비를 구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사망했습니다. 이 어머니는 이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가장을 잃은 투나는 전보다 더 가난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죠.

캄보디아 강제퇴거현장 ⓒThird Party

사례3. 불안한 삶

케냐의 슬럼에 사는 마리아는 집에 화장실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밤에 화장실을 가기에는 성폭행의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 성폭행을 당해도 경철서가 없어서 도움을 구할 수 없죠. 이런 상황 때문에 폭력이 만연해져 일을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사례4. 무시와 소외

캄보디아의 스미레 가족이 살던 동네가 재개발이 됐습니다. 아무런 예고없이 쫓겨난 스미레 가족은 주소지가 없어졌죠. 주소지가 없는 사람은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투표를 못한다는 건 내 의견을 대변해줄 사람을 뽑지 못한다는 것이고 결국 약자를 고려하는 정책은 줄어들게 됩니다.

각각의 사례들에서 빈곤이 인권침해의 원인이 되기도 결과가 되기도 하는 걸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빈곤에 대한 해결책 또한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빈곤해결을 위한 실마리_권리 일깨워주기>

빈곤을 해결하는 데는 3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첫째, 자선의 방법입니다. 온정의 손길에 근거하여 기금을 마련하죠.

둘째, 요구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근거해 학교를 지어주거나 우물을 파주죠.

이 두 방법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온 것입니다. 그러나 빈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죠. 오히려 도움만 받다 보니 자립도는 키워지지 않았고,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으로 요구를 들어주어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즉, 돈과 착한 마음으로는 빈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요. 만약 가난한 이들에게 인권을 일깨워준다면 어떨까요. ‘당신은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이죠.

기존에 모기장을 사줬다면 앰네스티는 모기가 생기지 않도록 주변환경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건강권 보장) 또는 우물을 파주기 보단 물이 없는 지역에 상하수도 시설을 요구합니다. (물에 대한 접근성 요구) 집을 지어주기 보단 살던 곳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요구하고, 이주시 적절한 보상과 대책을 요구죠. (주거권의 실현)

이런 방법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권리의식을 높입니다. 그리고 이런 권리를 의사결정과 공공절차 과정에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그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해결책을 찾다 보면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능력을 깨닫게 됩니다. 이 능력은 결국 국가 및 행위자들의 책무성을 이끌어내는 긍정적 순환구조가 되죠.

여러분, 빈곤은 단지 ‘수입의 부족’때문만이 아닙니다. 수입, 지출의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빈곤을 정의하면 그 해결도 그런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빈곤의 문제는 단지 수입의 부족이 아닌 각 지역 정부와 세계금융기관들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일깨워준다는 앰네스티의 방법은 빈곤을 종식시키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장하진 교수의 메모를 보여드리며 강의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생각해보기!

빈곤은 가난한 나라만의 문제일까요? 경제가 발전할 수록 빈곤은 사라질까요? 아래 영상을 보며 더 생각해 봅시다.


다음주(10월 11일) 강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 병역거부 – 임재성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저자>

ⓒ임재성 개인 블로그

 

임재성 강사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개인 블로그 방문하기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 내용 및 서평 맛보기

 

*다음주에 예정됐던 제5강 무기와 인권 강의는 10월 18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강의 순서가 바뀌었으니 이점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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