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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획] 편지쓰기마라톤-강제퇴거 : 소설, 웹툰, 영화를 통해 본 강제퇴거

여러분은 ‘강제퇴거’가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여러분 중 대부분은 ‘강제퇴거’라는 단어도, ‘강제퇴거’의 현장도 뉴스에서만 접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문제는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청계천 노점상 강제철거, 용산참사부터 최근의 포이동 재건 마을 강제철거까지…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강제퇴거 사건뿐만 아니라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강제퇴거도 수두룩합니다. 강제퇴거는 결코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강제퇴거를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강제퇴거를 조금 더 쉽게 우리 곁의 일이라고 느낄 수 있는 여러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웹툰 <신과 함께 – 이승편>, 영화 <1번가의 기적> 이 세 작품은 ‘강제퇴거’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각각 그 주제를 다루는 매체가 다르듯이 이 작품들은 담고 있는 분위기는 약간씩 다릅니다. 그럼 이 세 편의 작품들 ‘맛보기’하러 가볼까요?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난쟁이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영수, 영호, 영희는 매일을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의 소외 계층입니다. 그러던 중 재개발 사업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살고 있는 행복동 강제철거가 이루어집니다. 철거는 간단하게 이루어졌고 영수네에겐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지지만,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난쟁이 아버지의 채권 매매, 건물 유리창 닦기로 벌어들이는 돈과 어머니가 공장에서 벌어오는 돈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뿐입니다. 영호와 영희는 곧 학교를 그만 두게 됩니다.

마을 빈민들은 시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약간은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팔고 맙니다. 입주권이 있다한들 입주비가 없어서 입주권은 쓸모없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영수네도 결국 부동산 투기업자 박우철에게 입주권을 팔게 됩니다. 하지만 입주권을 판 돈도 그 동안 밀렸던 전셋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 하나 없습니다. 집은 헐리고 영희와 아버지가 사라집니다. 영희는 집을 나가 자신의 입주권을 판 투기업자 박우철의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합니다. 그러다 그에게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복수하는 심정으로 그의 얼굴에 마취를 하고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합니다.

이 소설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보셨을 거에요.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은 현실을 반영하며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도시빈민층에게 그나마 있던 ‘살 곳’을 정부가 말그대로 강제로 빼앗아버린 현실이지요. 여러분이 지금 살고 계시는 집에서 예고도 없이, 대책도 없이 쫓겨난다고 생각해보세요. 강제철거를 당하게 되면 지금 당장 어디서 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하는 것일까요. 얼마나 끔찍할지는 당하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소설을 보며 독자들은 불편합니다. 순수함과 화목함이 가득한 가족들이 끔찍한 현실에 맞닥뜨려 점점 그 순수함을 잃고 변해가는 모습 때문이지요. 난쏘공은 ‘현실 제시 기능’과 ‘정서적 기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툰 <신과 함께 – 이승편>

동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작은 집에 삽니다. 할아버지는 박스를 주워 고물상에 파는 일을 하고, 얼마 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부터는 근근이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현이가 사는 집 일대가 재개발 사업에 들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강제로 내쫓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존 거주자들이 있을 만한 대체거주지도 마련하지 않았고, 재개발 된 집을 사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을 제공할 뿐입니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아버지의 명이 다해 저승사자들은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려가려고 합니다. 집의 신인 가택신들 성주신, 조왕신, 측신은 할아버지와 동현이, 그리고 집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집을 부수러 온 용역깡패와 맞서 싸우기도 하고, 저승사자들이 할아버지를 데려가지 못하게 막지도 하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려가야 할 – 어쩌면 이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 저승사자들이 용역깡패와 맞서 할아버지와 동현이, 집을 지키려고 하지요. 저승사자들은 인간세계에 환멸을 느낍니다. 왜 멀쩡한 집을 부수고 집에 사는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합니다.


영화 <1번가의 기적>

필제는 재개발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1번가에 나타난 소위 건달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마을 사람들을 마을에서 몰아내려 단단히 맘을 먹었건만, 도착 첫날부터 맞닥뜨린 깡다구 센 여자 복서 명란을 비롯하여 예측불허의 마을 사람들로 인해 강제철거는 쉽사리 이행되지 않습니다.

명란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동생을 돌보면서도 동양 챔피언의 꿈을 다지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복서입니다. 명란과 사사건건 엮이게 된 필제는 재개발은커녕 명란의 뒤치다꺼리 하기에 바쁩니다. 거기에 일동, 이순 남매와 마을 사람들의 순수함에 필제는 동네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게 됩니다. 급기야 그는 동네 아이들에게 날건달이 아닌 슈퍼맨으로 통하기에 이릅니다.

<1번가의 기적>은 강제퇴거 문제를 코믹하면서도 감성적이게 풀어나간 영화입니다. 얼핏 코미디물이라고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강제퇴거라는 사회적 문제를 결코 심오하게만 다가가지 않았다는 면에서 높은 작품성을 갖습니다. 강제철거를 진행하는 용역깡패가 되찾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또 다른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세 작품은 모두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정부는 ‘재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기존의 거주자들을 살던 곳에서 내쫓아 놓고 그에 합당한 보상 또한 주지 않습니다. 누구를 위한 재개발일까요? 그리고 살던 곳에서 내쫓긴 사람들을 책임지는 이는 누구일까요? 또한 강제철거는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지구 반대편 나이지리아에서는 대규모 강제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나이지리아의 리버스 주(州) 포트하커트(Port Harcourt)에 살고 있는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있습니다. 이는 쫓겨나야 하는 주민들의 의견과 권리가 무시된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일 뿐입니다.

이미 지난 2009년에도 한 해안가 마을 사람들은 어떤 보상도 없이 쫓겨나야 했습니다.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평화시위를 벌이자 총으로 진압했습니다. 그때, 최소 6명이 숨지고 12명이 심하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쫓겨난 많은 사람들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가도로 아래서 노숙하거나, 근처 다른 곳으로 이사 갔지만 생계수단이 없어 가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비를 내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또한 그곳의 많은 어린 소녀들은 가족의 생계를 잇기 위해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주장대로 도시재개발 사업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이지리아의 20여 만 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겠냐고요? 충분히 도울 수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편지 한 통으로 말이지요.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탄원편지를 보내주세요. 나이지리아에서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강제로 쫓겨나지 않도록 말이죠. 편지는 생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소설 <난쏘공>에서, 영희는 박우철에게서 입주권을 빼앗고 행복동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웹툰 <신과함께>에서, 할아버지가 저승에 가면 홀로남은 동현이와 집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마을사람들을 강제퇴거 시키러 온 용역깡패 필제는 1번가를 강제철거시킬 수 있을까요?

이 세 작품들의 결말은 여러분께서 직접 작품을 보시고 확인해보심이 어떨까요? 그리고 나이지리아 포트 하커트에 강제철거라는 비극이 찾아오지 않도록 편지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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