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인터뷰

김희진 사무국장의 편지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회원여러분들께

약 8년 전, 광화문의 한 오래된 건물로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는 잘못 찾은줄 알고 다시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저는 흔히 얘기하는 ‘국제기구’의 모습을 갖추고 조금은 화려한 모습의 사무실을 기대했나봅니다. 책상 4개가 겨우 들어가는 사무실과 큰 탁자를 하나 놓을 수 있는 회의실에서 한국지부의 서울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설거지를 하면 손이 얼었고, 책상이 모자라 공사현장에서 주워온 벽돌위에 접이식 책상을 올려 사용했었던 그때가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제 때 급여(당시 활동비)를 받는 것, 자원활동가와 회원들이 와서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 열명이 넘는 국원이 함께 일하는 것, 미디어에서 앰네스티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게재되는 것은 희망사항이었을 뿐입니다.

2004년 2월, 30세의 어린나이로 사무국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직책에서 가장 시급히 해야 했던 일은 한국사회에서 앰네스티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성에다 한국 시민사회운동이 익숙치 않았던 저에 대해 내외부에서 많이 걱정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인 앰네스티는 저와 상관없이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한국지부는 한국사회에서 이 활동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임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앰네스티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한번 실리면 수천, 수만명이 앰네스티를 접할 수 있는 신문,방송보다는 거리에서 한명한명 시민들을 만나서 인권상황을 알리고 앰네스티를 소개하는 조금은 무식한 방법으로 결국 지금 14,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앰네스티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한국에 앰네스티가 착륙한지 40년이 됩니다. 모든 시기마다 한국지부의 역할은 달랐습니다. 한국의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고 ‘인권’이란 단어가 생소할 때 인권단체로서 그 가치를 끊임없이 알리는 역할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8년간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운동이 되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앰네스티에 와서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하나 둘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지부는 지난 8년간 앰네스티 한국지부를 거쳐간 모든 사람들, 그리고 지금 한국지부를 지키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수만명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경험한 저는 이제는 사무국장의 역할에서 벗어나 열심히 탄원편지를 쓰고 후원금을 내는 회원이 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에게 꾸지람과 격려를 해주셨던 회원들과 저와 함께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사무국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앰네스티가 한국사회에서 인권가해자를 찾아내는 눈, 인권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는 귀, 이것들을 알리는 입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참여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 김희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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