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블로그

올랜도 참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시가 아닌 연대

노린 샤(Naureen Shah),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 안보인권프로그램 국장

올랜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은 온통 슬픔에 잠겨 있다. 우리는 대다수가 LGBT이고 유색인이었던 이번 참사의 희생자, 부상자들을 지지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하고 무자비한 범죄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폭력에 대한 공포 없이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심사숙고할 때다. 이는 곧 총기 폭력 사건을 인권위기로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또한 모든 사람을 차별과 혐오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혐오행위가 또 다른 혐오를 부추겨서는 안 되며, 이번 참사로 인해 무슬림과 이주민들이 희생양이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이미 일부 의원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특정한 범죄의 용의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국민의 행동을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해 정부의 권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약 15년이 흘렀지만, 이러한 위기와 공포의 돌림노래는 지금까지도 끝없이 반복된다.

정부의 감시 권한을 확대해 모든 사람을 감시하에 둔다면 그 자체로 예비범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감시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확신이다. 넘치는 정보로 법집행이 폭주하면서 실제로 범죄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을 식별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올랜도 사건의 대응책으로 정부의 감시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수사관들에게 바늘을 잘 찾아내라고 지시하는 대신 건초더미를 모으는 일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 내 무슬림 공동체를 타켓으로 한 무차별적 감시 프로그램을 확대, 강화하는 것은 미국 사회를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감시국가로 탈바꿈시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민 감시는 무모한 추측을 양산하기 쉽고 사실보다는 편견에 근거한 과잉 신고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지역사회에 불신과 의심을 싹트게 한다.

또한 지속적인 감시환경은 정당한 범죄 신고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지난 15년간 평범한 시민들의 경찰 신고가 테러 사건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1년 사이 무산된 테러 공격 중 5분의 2가 무슬림 공동체가 제공한 정보 덕분이었다. 한편, 인도, 아일랜드 등의 사례를 보면, 사람들이 경찰을 두려워하고 괴롭힘을 당하거나 부당하게 표적이 되는 것을 두려워할 경우에 범죄 신고가 줄어들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무슬림에 대한 특별 감시 체제를 시행하자는 제안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도 않을뿐더러 차별적이다. 이처럼 노골적이고 편협한 제안은 순전히 책임전가에 불과하다. 한편, 반무슬림 정서를 제외하더라도 이러한 감시 강화로 미연방수사국(FBI)과 정보기관이 미국계 무슬림과 다른 소수집단을 법원의 명령이나 여론 수렴 없이도 영구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는 점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작위 감시와 그 외 반동적인 테러방지대책의 더 큰 문제는 복잡한 현재 문제를 생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칭 이슬람국가(IS)와 같이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는 무장단체들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 복합적이고 특정한 이유로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한 가지 원인, 또는 한 가지 위협, 한 가지 해결책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처럼 끔찍한 공격이 점점 확장되고 장기화된 폭력과 충돌의 단편인 것을 알고있다. 미국은 마냥 문을 걸어 잠그고 세계적인 위기가 자국에 도달하지 않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 미국은 평화를 향한 행보의 가장 훌륭한 보증인으로서 국제적인 인권보호체제를 마련을 위해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야심찬 계획의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이 반대세력에 대해 고문과 무차별적인 살인, 탄압을 자행하는 국가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사실이지만, 높은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가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데 필요한 자금과 무기, 지원을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한, 수만여 명이 위기와 분쟁의 집중공격에 말려들게 될 것이다. 유엔과 다른 인권보호체계가 약하다면, 폭력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약화될 것이다.

※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의 블로그글 After Orlando, We Need Solidarity — Not Suspicionless Surveillanc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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